기아 EV6 GT, 독일 고성능 전기차 5종 비교 평가서 종합 1위 차지
단순 출력이 아닌 제동·조향 능력에서 압도…모델Y와 점수 차이 벌어진 이유는
“전기차는 테슬라가 가장 빠르다”는 말도 이제 옛말이 됐다. 최근 독일에서 진행된 고출력 전기차 5종 비교 평가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국산 전기차 한 대가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를 제치고 종합 1위에 올랐다. 단순히 최고 출력만으로 얻어낸 결과가 아니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핵심은 가속 페달을 밟을 때의 폭발적인 힘이 아니었다. 오히려 브레이크를 밟고 스티어링 휠을 돌릴 때 진가가 드러났다.
모델Y와 벌어진 20점 격차, 그 배경
독일 유력 자동차 전문지가 실시한 평가에서 주인공은 기아 EV6 GT였다. 총점 585점으로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576점)를 9점 차이로 앞서며 종합 1위를 기록했다.
평가는 차체, 안전성, 파워트레인, 주행성능 등 총 7개 항목으로 진행됐다. EV6 GT는 이 중 안전성(89점), 파워트레인(105점), 주행성능(96점) 세 부문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특히 주행성능 부문에서 점수 차가 크게 벌어졌다. EV6 GT가 96점을 받는 동안 모델 Y 퍼포먼스는 76점에 그쳤다. 20점의 격차는 단순히 빠른 차와 잘 달리는 차의 차이를 보여준다.
650마력보다 중요한 ‘균형 잡힌 성능’
수치상으로 EV6 GT는 런치컨트롤 사용 시 최고 출력 650마력, 최대 토크 770Nm의 힘을 낸다. 하지만 이번 평가의 핵심은 그 힘을 얼마나 잘 제어하는지에 있었다.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 데 필요한 거리는 33.5m(열간)에 불과했다. 18m 간격의 장애물을 연속으로 피하는 슬라럼 테스트에서는 시속 67.6km를 기록, 비교 차량 중 가장 뛰어난 기록을 세웠다.
강력한 출력뿐만 아니라 제동과 조향 능력까지 뒷받침된 결과다. 가상 변속 기능이나 드리프트 모드 같은 운전 재미 요소도 효율만 강조하는 다른 전기차와 성격을 달리하는 지점이다.
7,321만 원, 과연 합리적인 선택지일까
국내 판매 가격이 7,321만 원부터 시작한다는 소식에 “그 돈이면 브랜드를 먼저 보게 된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비슷한 가격대에 걸쳐 있는 선택지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히 브랜드나 충전 편의성만으로 차를 고르지 않는 소비자도 분명히 존재한다. 만약 7천만 원대 예산으로 주말의 운전 재미까지 고려하는 운전자라면, 고민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물론 종합 점수 9점 차이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실제 구매 시에는 충전 환경이나 주행 습관, 브랜드 선호도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그럼에도 ‘국산 고성능 전기차가 어디까지 왔나’라는 질문에는 명확한 답을 제시한 셈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