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과 플랫폼 공유한다더니… 141kWh 배터리와 800V 시스템의 반전
2.8톤 거구에 담아낸 570마력, BMW 특유의 운전 재미까지 그대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사이에서 소비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보조금 정책 속에서 어떤 차를 선택해야 할지 쉽게 결론 내리기 어려운 시점이다.
이런 시장 상황에 BMW는 ‘소비자가 원하는 모든 파워트레인을 제공한다’는 명확한 전략을 내세웠다. 그 중심에 5세대 신형 X5가 있다. 내연기관, 하이브리드를 아우르는 라인업에 순수 전기 모델인 iX5가 합류했다.
1999년 첫 등장 이후 300만 대 이상 팔린 X5의 전기차 버전은 단순히 라인업 확장을 넘어선다. 차체 크기부터 배터리 용량, 주행 기술까지 모든 면에서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모습으로 완성됐다.
내연기관과 플랫폼 공유, 성능 우려는 기우였다
최근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는 추세였다. 하지만 BMW는 신형 X5를 통해 다시 한번 ‘유연성’에 집중했다. 내연기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순수 전기차(EV) 모두 같은 생산 라인에서 조립된다.
이를 통해 시장 수요에 따라 생산량을 즉각 조절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했다. 차체 길이는 4.99m, 전폭 2.0m, 전고 1.75m로 준대형 프리미엄 SUV의 당당한 체격을 갖췄다.
플랫폼 공유가 전기차 성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신형 iX5는 5시리즈와 7시리즈에서 검증된 CLAR 플랫폼을 기반으로, 최신 6세대 eDrive 기술을 대거 이식하며 이러한 걱정을 불식시켰다.
840km 주행거리의 비결, 141kWh 배터리에 있었다
신형 iX5의 가장 큰 특징은 단연 141kWh에 달하는 초대용량 배터리다. 이는 현재 판매 중인 프리미엄 전기차 중에서도 독보적인 수준이다. 800V 고전압 시스템과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셀을 도입해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했다.
모듈 단위를 없애고 셀을 직접 패키징하는 방식을 적용해 차체 하부에 빽빽하게 배치했다. 덕분에 1회 충전 시 실제 도로 주행 기준 약 740km에서 최대 840km라는 압도적인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성능 또한 강력하다. 전륜과 후륜에 각각 모터를 배치해 합산 최고출력 570마력, 최대토크 82.1kg.m의 힘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4.6초 만에 도달하며, 대형 럭셔리 SUV에 어울리는 매끄럽고 여유로운 가속감을 제공한다.
무게 2.8톤, BMW는 승차감을 이렇게 잡았다
공차중량 2,825kg의 거구를 안정적으로 제어하기 위해 전륜과 후륜 모두 에어 서스펜션이 기본 적용됐다. 특히 후륜 서스펜션은 에어스프링과 댐퍼를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새로운 구조를 채택했다. 이 변화로 한층 부드럽고 편안한 승차감을 구현했다.
무거운 배터리가 바닥에 낮게 깔려 무게 중심이 낮은 덕분에, 코너링 시에도 기대 이상으로 안정적인 궤적을 그린다. 스티어링 휠 반응은 정교해 대형 SUV임에도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정확히 움직여준다.
코너를 빠져나가며 가속 페달을 밟으면 후륜으로 힘이 쏟아지며 차체를 밀어주는 BMW 특유의 운전 재미도 그대로 살아있다. 프리미엄 대형 전기 SUV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BMW iX5는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