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앞두고 낯선 남자들에게 스토킹…알고보니 범인은 가장 믿었던 사람
모태솔로 탈출 비법이라며 예비신부 신상 공유, 번따방 운영한 예비신랑의 만행

사진=채널A ‘탐정들의 영업비밀’ 캡처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가 자신의 신상을 이용해 ‘번따방(번호 따는 방법 공유방)’ 수강생을 모집한 예비 신랑의 만행을 알게 된 충격적인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22일 방송된 채널A ‘탐정들의 영업비밀’에서는 여러 남자로부터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는 한 여성 의뢰인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카페를 운영 중인 의뢰인은 두 달 전부터 자신의 이름과 나이는 물론, 키와 신체 사이즈, 출신 학교, 사는 곳까지 속속들이 꿰고 있는 남자들이 가게로 찾아온다며 극심한 공포를 호소했다.

내 모든 것을 아는 스토커들 그 시작은



의뢰인을 찾아온 남자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그녀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읊으며 접근했다. 심지어 한 남성은 의뢰인의 신상 정보가 특정 인터넷 커뮤니티에 유포되었다는 사실까지 알려주었다. 의뢰인은 과거 집착이 심했던 전 남자친구가 자신의 결혼 소식을 듣고 앙심을 품어 벌인 짓이라 의심했다.

하지만 탐정단의 끈질긴 추적 끝에 드러난 진실은 상상을 초월했다. 의뢰인의 개인 정보를 유포하고 스토킹의 빌미를 제공한 범인은 다름 아닌,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했던 예비 신랑이었다.

모태솔로 공무원의 비뚤어진 욕망



의뢰인의 예비 신랑은 29살까지 연애 경험이 전무한 ‘모태솔로’였다. 그는 우연히 알게 된 ‘번따(번호 따기)’ 강사에게 2년간 코칭을 받으며 여성에게 접근하는 기술을 익혔다. 끈질긴 노력 끝에 키 170cm에 빼어난 외모, 학벌과 경제력까지 갖춘 의뢰인과 교제하고 결혼까지 약속하게 됐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자신을 여전히 하수로 취급하는 번따 강사에게 앙심을 품은 그는,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고 새로운 수입원을 만들기 위해 직접 ‘번따방’을 개설했다. 그는 “나 같은 모태솔로도 이런 ‘고등급 여자’를 만날 수 있다”고 수강생들을 유혹하며, 그 증거로 예비 신부인 의뢰인의 사진과 신상 정보를 무단으로 공유했다. 그가 공유한 정보에는 키, 신체 사이즈 등 민감한 내용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결국 파혼 그리고 복수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의뢰인은 충격 속에 결국 파혼을 결심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끔찍한 상처를 준 전 예비 신랑이 구청 공무원이라는 사실을 이용해, 그의 직장에 모든 사실을 알리는 것으로 복수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 일일 탐정으로 출연한 그룹 ‘러블리즈’ 출신 미주는 자신의 ‘번따’ 경험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미주는 “주로 다급하게 뛰어와서 번호를 물어보더라”라며 “그럴 때마다 휴대폰이 없다고 거짓말을 했다. 아이돌이기도 했고, 그런 인위적인 만남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 성향을 밝혀 공감을 샀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