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폭로 글 하나에 모든 활동 중단… 법적 공방 끝에 밝혀진 진실
알고 보니 폭로자는 ‘심신미약’ 미성년자… 6개월 만에 활동 재개 신호탄
지난 5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로 인해 모든 활동을 중단해야 했던 밴드 ‘나상현씨밴드’가 6개월 만에 억울한 누명을 벗었다. 당시 제기됐던 멤버 나상현의 성추행 의혹이 심신미약 상태에 있던 미성년자의 허위 폭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나상현씨밴드의 소속사 재뉴어리는 28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허위사실 유포자에 대한 고소를 진행했으며, 피의자의 진심 어린 사과와 사과문을 받고 고소 취하서를 제출했다”고 전하며 기나긴 법적 공방의 마침표를 알렸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나상현이 과거 술자리에서 만취한 척하며 여성의 허벅지를 만졌다”는 내용의 폭로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자신이 직접 겪은 일이 아닌 들은 이야기이며, 별다른 증거는 없다고 덧붙였지만 파장은 컸다.
논란이 확산하자 나상현은 “구체적인 정황들이 잘 기억나지 않는 상황에서 작성자에게 상처를 드리게 됐다”며 의혹을 인정하는 듯한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나상현씨밴드는 예정되어 있던 각종 페스티벌과 투어 공연, 신곡 발매 등 모든 활동을 전면 중단하며 사실상 자숙에 들어갔다.
6개월 만에 밝혀진 충격적인 진실
그러나 열흘 뒤 소속사는 “폭로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입장을 번복했다. 나상현의 첫 사과문은 논란 자체에 대한 도의적 판단에서 나온 것이었을 뿐, 혐의를 인정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후 나상현 역시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재차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고, 소속사는 허위사실 유포자에 대한 법적 대응에 착수했다.
수개월간의 법적 절차 끝에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소속사는 “고소를 진행하며 피의자를 특정할 수 있었고, 피의자의 부모님과 법률 대리인을 통해 피의자가 미성년자이며 심신이 일반적인 수준보다 심각하게 미약한 상태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결국 나상현씨밴드 측은 피의자 측의 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받고 고소를 취하하기로 결정했다. 소속사는 “합의 내용에는 어떠한 금전적 내용도 포함돼있지 않다”고 강조하며, 6개월간의 억울한 시련을 매듭지었다.
서울대 출신 밴드의 시련과 활동 재개
나상현씨밴드는 보컬 나상현을 비롯해 멤버 3명 모두 서울대학교 출신으로 알려진 실력파 밴드다. 2015년 ‘찌릿찌릿’으로 데뷔한 이래 독특한 감성과 탄탄한 연주 실력으로 인디 음악 신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단 하나의 확인되지 않은 온라인 폭로 글로 인해 이들의 음악 시계는 6개월간 멈춰야 했다.
이번 사건은 무분별한 온라인 폭로가 한 아티스트와 밴드의 활동에 얼마나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됐다. 누명을 벗은 나상현씨밴드가 이번 시련을 딛고 다시 활발한 음악 활동을 펼칠 수 있을지 팬들의 응원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