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 일본 활동 시절 만난 북한 출신 통역사와 아찔했던 일화 공개
“전쟁나면 총 쏠거냐” 묻자 “어쩔 수 없다”던 그, 한국 방문 후 180도 달라진 사연

사진=유튜브 ‘안정환19’ 캡처


‘테리우스’에서 친근한 예능인으로 거듭난 안정환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등골이 오싹했던 과거 일화를 공개해 화제다. 축구 국가대표 출신 방송인 안정환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안정환19’를 통해 일본에서 활동하던 시절 겪었던 특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전쟁나면 나한테 총 쏠거냐



안정환은 “과거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할 때, 북한 동포 출신 통역사와 함께 일했다”고 입을 열었다. 당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되었던 시기를 언급하며, 문득 통역사에게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고 회상했다.

그는 “가만히 있다가 통역사에게 ‘만약 남북한에 전쟁이 나면, 나한테 총을 쏠 거냐?’고 물어봤다”고 말했다. 돌아온 대답은 현장의 모두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통역사는 약 5초간의 침묵 끝에 “어쩔 수 없죠”라고 답했던 것이다.

이를 듣던 김남일이 “형이 그분한테 못 해줘서 그런 것 아니냐”고 묻자, 안정환은 “내가 얼마나 잘해줬는데. 집으로 초대해서 밥도 먹였다”며 억울함을 토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당시에는 서늘한 긴장감이 흘렀음을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사진=유튜브 ‘안정환19’ 캡처


한국 홍대 다녀오더니 180도 돌변



이 아찔했던 대화 이후, 두 사람의 관계에는 극적인 변화가 찾아왔다. 통역사가 평소 “한국에 너무 가보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안정환은 위험을 감수하고 직접 대사관에 보증을 서주며 그의 한국 방문을 도왔다.

안정환의 도움으로 한국 땅을 밟은 통역사는 난생 처음 자유로운 대한민국의 문화를 만끽했다. 안정환은 “숙소를 잡아주고, 젊음의 거리인 홍대 문화를 체험하게 해줬다. 클럽도 데려갔다”고 덧붙였다.

며칠간의 한국 여행을 마친 통역사에게 안정환은 같은 질문을 다시 던졌다. “이제 전쟁 나면 형한테 총 쏠 거야?” 그러자 통역사는 망설임 없이 “에이, 이제 안 쏘죠”라고 답하며 환하게 웃었다고 한다.

안정환은 “그 친구가 한국에 직접 와서 겪어보니, 북한에서 교육받았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라며 “한국 사람들이 북한에 대해 적대감만 갖고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몸소 느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념의 벽을 허문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닌, 사람 사이의 진솔한 교류와 경험이었던 셈이다. 이 사연이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정말 영화 같은 이야기”, “안정환의 인간미가 돋보인다”, “작은 교류가 평화를 만든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감동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