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대박으로 월 매출 10억 신화… 김풍, 돌연 사업 포기한 진짜 이유
술 취한 상대에게 뺨 맞은 그날, ‘이 일 계속해야 하나’ 깊은 회의감

사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웹툰 작가 겸 방송인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김풍이 과거 월 매출 10억 원을 기록했던 성공한 사업가였다는 사실을 밝혀 화제다.

김풍은 지난 24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20대 시절의 파란만장한 사업 경험을 털어놨다. 그는 26세라는 젊은 나이에 캐릭터 회사를 창업하며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고백했다.

싸이월드 열풍 타고 월 매출 10억 달성



김풍의 사업은 당시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소셜 미디어의 원조, 싸이월드의 폭발적인 성장과 궤를 같이했다. 싸이월드 측에서 미니홈피 스킨과 아바타인 ‘미니미’ 캐릭터 제작을 여러 회사에 제안했고, 김풍의 회사도 그중 하나였다.

김풍은 당시를 회상하며 “기획서에 ‘도토리로 환전’이라는 말이 있어 처음엔 사기가 아닌가 의심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돈이 실제로 입금되면 하자’고 반신반의했는데, 정말로 돈이 들어왔다”며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후 싸이월드 열풍은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다. 전 국민이 미니홈피를 꾸미고 도토리를 구매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김풍의 회사 역시 초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직원은 16명까지 늘어났고, 월 매출은 무려 10억 원에 달하는 기염을 토했다. 20대 청년 사업가로서 그야말로 ‘성공 신화’를 쓴 것이다.

성공 가도 달리던 그가 돌연 사업 접은 이유



하지만 화려한 성공 뒤에는 남모를 고충이 있었다. 캐릭터를 만들고 아이디어를 내는 창작자였던 그에게 ‘사업가’의 역할은 맞지 않는 옷이었다. 특히 영업은 그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였다.

김풍은 “나는 캐릭터를 만드는 사람이지, 영업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며 “사람을 설득하고 술자리를 이어가는 일이 점점 힘들어졌다”고 고백했다. 그의 성향과 사업의 현실 사이의 괴리는 점점 커져만 갔다.

결정적인 사건은 한 미팅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술에 취한 상대방에게 뺨을 맞은 적이 있다”는 충격적인 경험을 털어놨다. 그 순간 “내가 왜 이런 일을 겪으면서까지 이 일을 계속해야 하나”라는 깊은 회의감이 밀려왔다고 한다. 이 사건은 그가 큰 성공을 거둔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결국 김풍은 동업자에게 회사를 넘기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이후 영화 기자 등 다양한 영역을 경험하며 자신만의 길을 찾아 나섰다.

웹툰 작가에서 방송인으로 제2의 전성기



사업 실패의 쓴맛을 본 그는 자신의 본업인 웹툰 작가로 돌아와 ‘찌질의 역사’ 등 다수의 히트작을 내며 재기에 성공했다. 특히 그의 작품들은 특유의 현실적인 스토리와 섬세한 감정 묘사로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이후 JTBC ‘냉장고를 부탁해’를 통해 방송계에 본격적으로 진출, ‘야매 요리’라는 독창적인 콘셉트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전문 셰프들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는 창의적인 요리와 재치 있는 입담으로 대체 불가한 캐릭터를 구축하며 방송인으로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현재는 다양한 방송과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중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