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역 전문 배우’ 신준영, ‘특종세상’서 눈물의 가정사 고백
초등학교 4학년 때 헤어진 어머니와 스무 살 재회까지…숨겨진 사연은
드라마 속에서 서늘한 눈빛과 강렬한 카리스마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아온 ‘악역 전문 배우’ 신준영(56)이 방송에서 그동안 감춰왔던 아픈 가정사를 털어놓으며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지난 25일 방송된 MBN 시사교양 프로그램 ‘특종세상’에 출연해, 어린 시절 겪었던 가정폭력의 피해자였음을 눈물로 고백했다.
아빠한테 맞기 싫어 엄마 오지 마
방송에서 신준영은 부모님의 이혼 후 아버지 밑에서 자라야 했던 힘들었던 유년 시절을 회상했다. 그가 초등학교 4학년, 겨우 열 살이었을 때 어머니와 헤어져야 했다. 그리운 마음에 어머니가 몰래 찾아와 옷을 사주고 용돈을 쥐여주기도 했지만, 그 시간은 기쁨이 아닌 또 다른 고통의 시작이었다.
신준영은 “엄마가 주고 간 것을 들고 집에 가면 아버지에게 심하게 혼났다”며 “무릎을 꿇고 손을 든 채 한참을 벌서다 결국 맞곤 했다”고 당시의 끔찍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그런 고통이 반복되는 것이 너무 싫어서 결국 엄마에게 ‘이제 오지 말라’고 말했다. 우리가 너무 힘들어서였다”고 덧붙이며 눈시울을 붉혔다. 어린 아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가혹한 현실이었던 것이다.
그의 모친 역시 당시를 기억하며 “아들이 ‘고등학교 졸업하면 엄마한테 갈게. 그 전엔 오지 마. 우리가 잘 크고 있을게’라고 말해 가슴이 미어졌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사랑 못 받은 상처가 더 컸다
신준영은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과거의 상처가 지워지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아버지에게 맞았던 육체적 고통보다 사랑받지 못했다는 정서적 결핍이 더 큰 상처로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맞는 것에 대한 상처보다는 사랑을 못 받은 상처가 훨씬 더 크다”면서 “‘나는 왜 이런 가정에서, 왜 이런 부모 밑에서 태어났을까’ 하는 원망과 자책을 엄청나게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세상에 대한 분노가 뒤섞인 채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던 것이다.
이러한 아픈 경험은 그가 자신의 가정을 꾸리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신준영은 “나는 내 아들에게만큼은 절대로 그런 아버지가 되지 않으려 한다”며 아들을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악역의 그늘 뒤 숨겨진 아픔
신준영은 그동안 드라마 ‘주몽’, ‘제빵왕 김탁구’, ‘자이언트’ 등 굵직한 작품에서 선 굵은 악역 연기를 선보이며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화면 속에서 보여준 그의 압도적인 존재감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때로는 분노를, 때로는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하지만 그의 서늘한 연기 뒤에는 이처럼 말 못 할 개인적인 아픔이 숨겨져 있었던 셈이다. 최근 영화감독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그는 이번 고백을 통해 오랜 시간 자신을 짓눌러왔던 과거의 아픔을 딛고 한 걸음 더 나아가려는 의지를 보였다. 그의 용기 있는 고백에 많은 시청자들이 응원과 위로를 보내고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