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강타한 ‘가난 챌린지’ 유행, 그 실체는 재력 과시?
신화 김동완 “타인의 결핍을 소품으로” 일침…네티즌 갑론을박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자신의 부유함을 과시하면서 역설적으로 가난을 호소하는 ‘가난 챌린지’가 유행처럼 번지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자신의 재력을 보여주는 사진과 함께 “가난해서 힘들다”는 식의 글을 올리는 인터넷 밈(Meme)의 일종이다.
페라리 타면서 지긋지긋한 가난
‘가난 챌린지’ 참여자들은 주로 비행기 일등석, 고급 외제차, 명품, 현금 다발 등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올린다. 예를 들어, 비행기 일등석에 앉아 라면을 먹는 사진과 함께 “지긋지긋하다. 라면 먹는 지독한 가난”이라는 글을 남기는 식이다.
고급 외제차 운전석 사진을 올리며 “기름 넣을 돈도 없어서 오늘도 출근한다”고 하소연하거나, 컵라면 위에 5만원권 현금 다발을 올려놓고 “오늘도 겨우 먹는 한 끼가 컵라면이라니”라고 토로하는 게시물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김밥과 라면이 차려진 소박한 식탁 사진에 슬쩍 고가의 외제차 키를 노출하는 것도 흔한 방식이다.
이러한 게시물들은 가난이라는 단어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상황을 연출해 보는 이들의 웃음을 유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실제 빈곤 문제의 심각성을 외면하고 가난을 단순히 유희의 소재로 삼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화 김동완의 일침 가난은 농담 아니다
이러한 유행에 그룹 신화의 멤버이자 배우인 김동완이 쓴소리를 남겨 주목받았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걸 자조 섞인 농담이라고 하기엔 타인의 결핍을 소품으로 다루는 것처럼 보인다”며 “가난은 농담으로 쓰기 힘든 감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동완은 “나도 홀어머니랑 반지하 생활을 오래했다”며 자신의 어려웠던 시절을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늘 걸리는 단어가 가난”이라고 털어놓으며, 가난이 누군가에게는 가볍게 소비될 수 없는 무거운 현실임을 강조했다.
이어 “지금도 돈이 없어 삼각김밥 하나를 살지 말지 고민하는 대학생들의 손에 먹고 살기 위한 폰이 쥐어져 있으니 그만하라”고 당부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는 이들을 향한 배려를 촉구했다.
네티즌 갑론을박 웃자고 한 말 vs 선을 넘었다
김동완의 소신 발언 이후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대다수는 그의 의견에 공감하며 ‘가난 챌린지’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네티즌들은 “진짜 가난한 사람들을 조롱하는 글로밖에 안 보인다”, “가난이 어떻게 웃음의 소재가 될 수 있나”,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트라우마인데, 철없는 자랑질이다”, “유머와 조롱은 한 끗 차이인데 이건 선을 넘었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유행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냈다.
물론 “단순한 유머인데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아니냐”, “원래 밈이라는 게 다 그렇지 않나”라는 반론도 일부 있었지만, 타인의 고통을 희화화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이번 논란은 온라인상의 유머와 표현의 자유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