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과 놀다 손가락 절단 사고... 의사 만류에도 어머니가 지켜내
후유증으로 굽은 손가락, 미슐랭 3스타 요리사의 ‘훈장’ 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을 통해 대한민국 요식업계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안성재 셰프가 가슴 아픈 가정사를 털어놨다. 화려한 미슐랭 3스타의 명성 뒤에 숨겨진 신체적 아픔과 이를 지켜낸 어머니의 절절한 모성애가 알려지며 대중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굽은 손가락에 숨겨진 비밀
지난 10일 안성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사찰음식의 명장 선재 스님을 초대해 깊은 대화를 나눴다. 두 사람은 앞서 ‘흑백요리사’ 시즌2를 통해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이날 대화의 물꼬를 튼 것은 요리에 대한 철학이 아닌 안성재의 손이었다. 선재 스님은 안성재의 손을 유심히 살피다 오른손 중지가 부자연스럽게 굽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유를 물었다. 굳은살이 박이고 상처가 남은 그의 손은 치열했던 주방의 삶을 대변하는 듯했지만, 펴지지 않는 손가락에는 더 깊은 사연이 있었다.
어머니의 3시간 사투
안성재는 담담하게 어린 시절의 사고를 고백했다. 그는 “어릴 적 형과 놀다가 손가락이 잘리는 큰 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당시 의료진은 감염 등 2차 피해를 우려해 절단을 권유했다. 그러나 자식의 손가락을 포기할 수 없었던 어머니의 의지는 확고했다. 안성재는 “당시 강원도에 살고 있었는데 어머니가 잘린 손가락을 부여잡고 택시를 타고 3시간을 달려 서울로 가서 봉합 수술을 받게 하셨다”고 회상했다. 긴박했던 순간, 어머니의 빠른 판단과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의 ‘셰프 안성재’의 손은 다른 모습이었을지도 모른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으나 완벽한 회복은 어려웠다. 신경과 근육의 손상으로 인해 그의 오른손 중지는 지금도 완전히 펴지지 않는 상태다. 요리사에게 손은 생명과도 같다. 섬세한 칼질과 재료 손질이 필수적인 직업 특성상 손가락의 불편함은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안성재는 이 핸디캡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수준의 요리를 선보이며 미슐랭 3스타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사연을 접한 선재 스님은 “그 손으로 다 요리를 해내시는 게 정말 멋지고 대단하다”며 존경의 뜻을 표했다.
완벽주의자 셰프의 근황
안성재는 국내 유일의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모수 서울’의 오너 셰프로 명성을 떨쳤다. 비록 모수 서울은 현재 휴업 상태지만, 그는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에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함께 심사위원으로 나서며 대중적인 인지도를 폭발적으로 넓혔다. 방송에서 보여준 날카로운 미각과 “채소의 익힘 정도가 중요하다”는 등 확고한 요리 철학은 수많은 밈을 양산하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최근에는 방송 활동뿐만 아니라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팬들과 소통하고 있으며, 내년 오픈 예정인 새로운 레스토랑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편한 손가락마저 요리에 대한 열정으로 극복한 그의 서사가 알려지며 팬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