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조영구, 28년 전 납치 미수 사건 다음 날의 기억 공개.

톱스타의 남달랐던 인품과 의리가 뒤늦게 재조명되며 뭉클함을 안긴다.

‘유튜브 하지영’ 채널


故 최진실, 그녀의 이름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가슴에 그리움으로 남아있다. 세상을 떠난 지 18년이 흘렀지만, 그녀의 따뜻했던 인품을 엿볼 수 있는 미담이 뒤늦게 전해져 뭉클함을 자아낸다. 방송인 조영구가 밝힌 이 일화는 28년 전 충격적인 사건 현장, 동료 배우의 굳건한 만류, 그리고 위기 속에서도 빛난 그녀의 남다른 의리를 담고 있다. 과연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인터뷰는 어떻게 성사될 수 있었을까.

최근 유튜브 채널 ‘유튜브 하지영’에는 조영구, 김태진, 박슬기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연예 정보 프로그램 리포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과거 취재 현장에서 겪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던 중, 조영구는 “세상을 떠난 연예인들 생각이 많이 난다”며 조심스럽게 故 최진실과의 잊지 못할 추억을 꺼내놓았다.

충격의 납치 미수 사건 그 다음 날



조영구는 “최진실이 집에 가던 길에 납치당할 뻔했던 사건을 아는가”라며 말문을 열었다. 1998년, ‘만인의 연인’으로 불리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최진실이 40대 괴한에게 납치될 뻔한 사건은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렸다. 문제는 사건 바로 다음 날, 그녀가 대선배인 배우 김혜자와 함께 영화 ‘마요네즈’ 촬영을 앞두고 있었다는 점이다.
정신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았을 그녀의 상태를 고려하면 촬영 진행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촬영 현장에는 사건의 전말을 듣기 위해 무려 4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당시 리포터였던 조영구 역시 특종을 향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현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최진실을 보호하기 위해 ‘국민 엄마’ 김혜자가 방패막이로 나섰다. 김혜자는 기자들 앞에서 “누구든 최진실에게 인터뷰를 시도하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취재진의 접근을 강력하게 막아섰고, 현장에는 순식간에 얼음장 같은 정적이 흘렀다.

모두가 돌아설 때 보인 그녀의 의리



김혜자의 엄포에 모든 기자가 발만 동동 구르며 철수를 고민하던 그때, 조영구는 다른 선택을 했다. 그는 최진실에게 몰래 다가가 “한 번만 인터뷰를 해달라”고 간절히 빌었다고 한다. 회사에 빈손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절박함과 리포터로서의 직업적 사명감이 그를 움직이게 한 것이다.

놀라운 일은 그 다음에 벌어졌다. 최진실이 그런 조영구를 외면하지 않고 조용히 불러 단독으로 인터뷰에 응해준 것이다. 조영구는 “아무도 인터뷰를 못 했는데 나만 살짝 해줬다”며 “그동안 취재 현장에서 마주치며 쌓아온 의리가 있었기에 내 부탁을 들어준 것”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끔찍한 일을 겪은 직후였음에도, 자신과의 관계를 먼저 생각하고 곤경에 처한 기자를 배려해 준 그녀의 행동은 단순한 인터뷰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이 사연이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정말 속이 깊고 멋진 사람이었다”, “힘든 상황에서도 주변을 챙기는 마음이 대단하다”, “조영구 리포터도 그만큼 신뢰를 줬기에 가능했을 것” 등의 반응을 보이며 그녀를 추모했다. 2008년, 39세의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하며 많은 이들에게 슬픔을 안겼지만, 톱스타 이전에 따뜻한 인간미를 지녔던 故 최진실의 모습은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