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자격’에서 탄생한 전설의 라면, 그 뒤에 숨겨진 씁쓸한 사업 실패담
동료 양준혁의 폭로로 밝혀진 ‘꼬꼬면’ 로열티 계약의 놀라운 조건
방송인 이경규의 대표작 ‘꼬꼬면’은 단순한 히트 상품을 넘어선 하나의 신화다. 그런데 이 성공 뒤에 맹수 먹이로 닭을 넘겨야 했던 참담한 사업 실패가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다. 최근 한 방송에서는 그의 꼬꼬면 로열티가 딸에게까지 상속된다는 사실까지 공개됐다. 실패와 성공, 그리고 상속 계약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관통하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이야기의 시작은 지난 14일 방송된 KBS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였다. 이날 방송에서 이경규와 김숙은 전 야구선수 양준혁의 대방어 양식장을 찾았다. 양준혁이 과거 수문 사고로 10억 원의 손해를 봤던 경험을 털어놓자, 자연스럽게 사업 실패담으로 대화가 이어졌다.
이경규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뼈아픈 과거를 꺼내놓았다. 과거 그는 닭이 귀뚜라미를 먹으면 육질이 좋아진다는 뉴스를 접하고 야심 차게 닭 사업에 뛰어들었다. ‘귀뚤란’이라는 이름까지 붙여 프리미엄 달걀과 닭을 생산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일반 닭보다 비싼 가격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결국 팔리지 않은 닭들은 동물원의 맹수 먹이로 넘어갔다. 그는 “사자와 호랑이들이 다 먹었다”며 씁쓸하게 회상했다. 수많은 돈과 노력을 쏟아부은 사업이 그야말로 공중분해 된 순간이었다.
참담한 사업 실패가 꼬꼬면 대박으로 이어진 이유
하지만 인생은 예측불허의 연속이다. 이 처절한 사업 실패가 역설적으로 ‘꼬꼬면’이라는 대박을 터뜨리는 밑거름이 됐다. 사업 실패로 떠안게 된 수많은 닭을 처분하기 위해 이경규는 매일 닭 요리를 연구해야만 했다. 닭 가슴살을 이용한 다양한 레시피를 시도하던 과정에서 하얀 국물 라면의 영감을 얻었다.
이 경험은 훗날 그가 출연한 예능 ‘남자의 자격’ 라면 요리 대회에서 그대로 발휘됐다. 당시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닭 육수 기반의 하얀 국물 라면 ‘꼬꼬면’은 심사위원들을 사로잡으며 기적 같은 우승을 차지했다. 방송 이후 제품으로 출시된 꼬꼬면은 전국적인 품귀 현상을 빚으며 라면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만약 당신이 큰 실패를 겪었다면, 그것이 인생 최대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경규의 사례는 보여준다.
단순한 로열티를 넘어 딸에게 상속까지 계약했다?
그렇다면 꼬꼬면의 성공은 이경규에게 얼마나 큰 부를 안겨줬을까.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김숙이 “지금도 꼬꼬면 로열티를 받느냐”고 묻자 이경규는 쑥스러운 듯 즉답을 피했다. 바로 그때, 옆에 있던 양준혁이 결정적인 사실을 폭로했다.
과거 ‘남자의 자격’에 함께 출연했던 양준혁은 “그 꼬꼬면 로열티는 이경규 선배님의 딸에게까지 상속될 수 있도록 계약돼 있다”고 밝혔다. 한 번의 성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녀 세대까지 그 혜택이 이어지는 파격적인 조건인 셈이다. 이경규의 실패가 단순히 개인의 성공을 넘어 가족의 미래까지 책임지는 견고한 자산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동물원 맹수의 먹이가 될 뻔했던 닭 한 마리가 쏘아 올린 기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