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세 때문인 줄 알았는데…의사마저 은퇴 권했던 그의 진짜 속사정

공연 직전 구토하고 지팡이까지, 5년간 겪었던 심리적 한계는

사진=‘보니 앤 클라이드 26’ 뮤직비디오 캡처


래퍼 도끼가 5년 넘게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졌던 이유를 직접 밝혔다. 최근 해외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그는 그간 알려진 것과는 전혀 다른 속사정을 털어놨다. 단순히 성공에 따른 유명세가 부담스러웠던 것을 넘어, 그의 활동 중단 배경에는 심각한 ‘정신 건강’ 문제와 타고난 ‘내향적 성격’, 그리고 스타라는 ‘유명세’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었다. 그가 홀로 감당해야 했던 고통의 무게는 과연 어느 정도였을까.

유명세가 싫어 외식도 운전도 못했다는 그의 고백



그가 한국을 떠난 이유를 두고 많은 이들은 막대한 부를 쌓은 뒤 따르는 유명세에 대한 염증 정도로 추측했다. 실제로 도끼는 “유명인으로서의 대중적인 삶이 싫었다.
외식도 운전도 마음대로 못했다”고 말하며 어느 정도 이를 인정했다. 하지만 이는 거대한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사진=유튜브 ‘홈 룸 쇼’ 캡처


근본적인 문제는 그의 성격과 연예인이라는 직업 사이의 깊은 괴리감에서 시작됐다. 그는 스스로를 극도로 내향적인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MBTI 검사를 해보면 항상 ‘I’가 나온다. 너무 내향적인 사람들은 그걸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오히려 더 외향적으로 행동한다. 그게 약점”이라고 설명했다.

무대 위에서 스웨그 넘치던 모습은 사실상 만들어진 페르소나였던 셈이다. 그는 “매일 연기하는 것처럼 살아간다. 그러다 밤이 되면 완전히 지쳐버린다”고 토로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의 본성과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 사이에서 혼란을 겪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의 고백은 화려한 스타의 삶 이면에 숨겨진 인간적인 고뇌를 보여준다.

의사가 은퇴를 권유할 만큼 심각했던 정신 건강



사진=유튜브 ‘홈 룸 쇼’ 캡처


성격과 직업의 불일치가 계속되자 결국 정신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그가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향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이 문제였다. 도끼는 “이곳으로 온 이유는 문자 그대로 아팠기 때문”이라며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었고, 정신과 의사들은 내게 은퇴를 권유했다”고 당시의 심각성을 전했다.

의료진은 “이 상태로는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상황은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 그는 “이건 사람들이 모르는 이야기인데, 여기로 이사 와서 많이 아팠다.
극단적 선택을 하고 싶은 충동에 시달리기도 했다”며 심리적으로 한계에 다다랐던 사실을 밝혔다.

정신적인 고통은 신체적인 증상으로까지 이어졌다. 2017년 힙합플레이야 페스티벌 당시, 그는 무대에 오르기 직전 백스테이지 잔디밭에서 구토를 할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당시 팬들이 기억하는 지팡이를 짚은 그의 모습 뒤에는 이처럼 처절한 아픔이 숨겨져 있었던 셈이다.

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온 그는 현재 새로운 안식처를 찾았다. 가수 이하이와 연인 관계임을 공식 인정하며 음악과 삶의 동반자를 얻은 것이다. 두 사람은 함께 인디펜던트 레이블 ‘808 하이 레코딩스’를 설립하고 합작 싱글 ‘You & Me’를 발매하는 등 긍정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힘겨운 시간을 이겨낸 그의 새로운 시작에 많은 이들의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