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스캔들부터 5명을 살린 장기기증까지…파란만장했던 삶의 기록
‘남자의 자격’으로 예능까지 섭렵했던 톱스타의 안타까운 마지막
2000년대 초반, 최고 시청률 40%를 넘나들며 안방극장을 점령했던 한 배우가 있었다. 그는 대중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지만, 연이은 과오로 추락했다. 그리고 2016년 6월, 다섯 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등진 배우 고(故) 김성민이 어느덧 10주기를 맞았다.
그의 삶은 영광과 오욕, 그리고 마지막 나눔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정점에서 대중의 기억 속에 강렬하게 자리 잡았던 그가 어떤 길을 걸었는지, 그 마지막은 어떠했는지 시간의 흐름을 따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최고 시청률 40% 신화가 무너진 배경
배우 김성민의 이름이 전국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2002년 방영된 MBC 드라마 ‘인어아가씨’였다. 당시 신인급이었던 그는 파격적으로 주연에 발탁됐고,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 47.9%를 기록하는 신드롬을 일으켰다. 당시 ‘인어아가씨’를 기억하는 시청자라면 그의 인기를 실감할 것이다. 이 성공을 발판으로 그는 ‘왕꽃선녀님’, ‘환상의 커플’ 등 연이은 히트작에 출연하며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예능에서도 그의 활약은 빛났다. KBS ‘남자의 자격’에 고정 출연하며 인간적이고 따뜻한 모습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2010년,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되면서 그의 경력에 첫 번째 균열이 생겼다.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그는 자숙 후 2012년 드라마로 복귀를 시도했고, 2013년에는 결혼하며 안정을 찾는 듯 보였다.
그러나 안정은 길지 않았다. 2015년 또다시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되며 대중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결국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생활을 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5명이 그에게 새 삶을 얻었다
두 번의 과오 끝에 그는 2016년 1월 출소하며 재기를 다짐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중 앞에 다시 서는 일은 없었다. 출소 5개월 만인 2016년 6월 24일,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되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틀 만에 최종 뇌사 판정을 받았다.
그의 나이 불과 43세였다. 비극적인 소식에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을 표했다. 하지만 그의 마지막은 누군가에게 희망이 됐다. 유족은 생전 고인의 뜻에 따라 장기기증을 결정했고, 그의 신장, 간, 각막 등은 5명의 환자에게 이식되어 새로운 삶을 선물했다. 한때는 정상의 자리에서 빛났고, 돌이킬 수 없는 실수로 나락에 떨어지기도 했던 한 배우는 마지막 순간, 세상에 가장 큰 선물을 남기고 떠났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