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영, 증조부 친일 행적에 자필 사과문…‘역사 제대로 몰랐다’

논란 속 출연작은 26개국 1위, SNS 팔로워는 100만 돌파

배우 하영이 지난 7일 방송된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4대째 의사 집안이라는 가문의 내력을 공개했다. 자료 : KBS


배우 하영(안하영)을 둘러싼 상황이 심상치 않다. 증조부의 친일 행적 논란이라는 무거운 과거사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배우는 직접 자필 사과문까지 올리며 고개를 숙였다. 통상적인 연예계 논란의 흐름이라면 활동에 제동이 걸리는 수순이다.

하지만 하영에게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연으로 나선 작품은 전 세계적인 흥행 가도를 달리고, 개인 SNS 팔로워 수는 오히려 급증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사과와 논란, 그리고 역주행하는 인기는 현재 그를 둘러싼 복잡한 여론 지형을 그대로 보여준다.

고종 황제 진료했다던 증조부의 다른 얼굴



논란의 시작은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하영은 “증조할아버지가 한양 최초의 양의원을 개원했고 고종 황제를 진료했다”며 4대째 의사 집안임을 밝혔다. 이 발언 직후 그의 증조부가 친일 단체 ‘대정친목회’에서 활동한 안상호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파장이 일었다.

대정친목회는 을사오적 이완용이 고문을 맡았던 단체다. 조선총독부가 1927년 “총독정치를 시인하고 내선민족의 융화를 목적으로 하는 내선융화단체”라고 규정한 기록도 남아있다. 하영은 “이번 일을 계기로 관련 자료를 찾아보며 증조부의 친일 행적을 알게 됐다”며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논란과 별개로 26개국 1위 찍은 출연작



가족사 논란의 무게와는 별개로, 하영이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공개 2주 차인 8월 10일부터 16일까지 750만 시청 수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비영어 TV 쇼 부문 글로벌 1위에 올랐다.

한국을 포함해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전 세계 26개국에서 정상에 올랐고 총 68개국에서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배우 개인의 논란이 작품의 흥행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거나, 혹은 논란이 오히려 작품의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낳았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사과문에 126만 팔로워로 응답한 대중



더욱 이례적인 현상은 개인 SNS에서 나타났다. 하영은 논란이 불거진 후 자필 사과문을 게시했다. 유명인의 SNS 계정을 관리해 본 사람이라면 악재에 팔로워 수가 급감하는 상황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하영의 팔로워 수는 논란 발생 이틀 만에 100만 명을 돌파했고, 20일 기준 약 126만 명까지 치솟았다. 사과와 반성의 진정성을 떠나, 논란 자체가 배우 하영이라는 인물에 대한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을 유도한 셈이다. 논란을 대하는 대중의 심리가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