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필 사과문까지 썼지만 드라마 하차는 없었다…제작사 ‘지켜보겠다’ 입장
논란 커질수록 SNS 팔로워는 20만 증가, 넷플릭스 작품은 글로벌 1위
배우 하영이 증조부의 친일 행적 논란으로 자필 사과문까지 올렸지만, 상황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촬영 중인 드라마에서는 하차하지 않았고,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시리즈는 오히려 글로벌 1위에 올랐다. 역사적 과오에 대한 비판과 배우 개인의 활동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모양새다.
논란의 중심에 선 하영을 향한 대중의 시선은 복잡하게 얽혀있다. 단순히 비난으로 끝나지 않고, 그의 활동을 지지하는 목소리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지고 있는 현상이 이를 증명한다.
논란에도 드라마는 멈추지 않았다
사진= 비스터스 엔터테인먼트
드라마 ‘승산 있습니다’ 제작진은 배우 교체라는 강수를 두지 않았다. 하영은 논란 직후 촬영장에서 눈물을 보이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고, 제작진의 배려로 약 일주일간 휴식을 취한 뒤 복귀했다. 제작사 측은 논란 초기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냈고, 현재까지 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해당 작품은 2027년 상반기 방영을 목표로 촬영을 이어간다. 일부 시청자들의 하차 요구에도 불구하고, 제작사와 방송사가 리스크를 감수하고 하영과 함께 가기로 결정한 배경에 여러 해석이 나온다.
사과와 별개로 인기는 오히려 상승했다
기이한 현상은 하영의 개인적인 인기 지표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난 7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은 공개 직후 넷플릭스 글로벌 톱 10 TV쇼 비영어 부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작품의 흥행이 논란을 희석시킨 셈이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소셜미디어(SNS) 팔로워 수의 변화다. 친일 후손 논란이 불거진 이후, 그의 팔로워는 오히려 20만 명 이상 급증했다. 자신이 응원하는 배우에게 비슷한 논란이 터졌을 경우를 상상해 보면, 현재 대중의 복잡한 심경을 일부 짐작할 수 있다.
드러난 증조부의 구체적인 행적들
이번 논란은 하영이 한 방송에서 증조부를 포함한 ‘4대 의사 집안’을 자랑스럽게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그의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행적이 구체적인 증거와 함께 수면 위로 드러났다. 안상호는 고종 황제를 진료한 이력도 있는 근대 의사였지만, 그의 다른 이력은 대중에게 충격을 줬다.
그는 대표적인 친일파 이완용이 고문을 맡았던 친일 단체 ‘대정실업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이완용이 이재명 의사에게 습격당했을 때 치료한 의료진 중 한 명이었고, 안중근 의사에게 저격된 이토 히로부미의 추모준비위원회에도 참여한 사실이 확인됐다. 심지어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는 그의 가정을 ‘내선일체의 모범 가정’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소속사는 처음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지만, 명백한 증거 앞에 결국 사과했다. 하영 역시 활동을 이어가는 대가로 ‘친일파 후손’이라는 꼬리표를 안고 가게 됐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