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고민 끝 결정”... 연예기획사 계약 후 아이스쇼·뮤직비디오 연기 도전
‘밀라노 4위’ 직후 나온 발표, 공식 은퇴는 아니지만 향후 행보에 쏠린 눈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간판 차준환(24)이 빙판을 잠시 떠난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오랜 고민’을 거듭했다는 그의 결정은 많은 팬들에게 놀라움과 아쉬움을 동시에 안겼다.
그는 선수 생활 은퇴를 공식 선언하지는 않았다. 다만 최근 그의 행보는 국가대표 활동 중단이라는 발표가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님을 짐작하게 한다.
못다 한 배우의 꿈, 다시 꺼내 들었다
차준환의 새로운 도전은 연기 활동과 맞닿아 있다. 그는 지난 4월 연예기획사 판타지오와 전속계약을 맺으며 본격적인 활동 영역 확장을 예고했다.
실제 행보도 구체적이었다. 지난 7월 아이스쇼 ‘나 혼자만 레벨업 온 아이스’에서 주인공 성진우 역을 맡아 스케이팅과 연기를 결합한 무대를 선보였다. 이어 9월에는 가수 로이킴의 ‘스파클(Sparkle)’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로맨스 연기를 소화했다.
사실 그는 아역 배우 출신이다. 연기를 위해 피겨를 시작했다가 선수의 길로 들어선 경우다. ‘K팝이 놓친 태릉 인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다재다능한 그는 과거 한 방송에서 “은퇴 후 배우에 도전하고 싶다”는 꿈을 밝힌 바 있다.
평창 15위에서 밀라노 4위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그의 잠정 휴식이 더 큰 주목을 받는 이유는 그가 한국 남자 피겨에 남긴 굵직한 족적 때문이다. 차준환은 불모지에 가까웠던 남자 싱글 무대에서 세계와 경쟁하며 역사를 썼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15위를 시작으로 2022 베이징 5위, 그리고 지난 2026 밀라노 동계 올림픽에서는 4위에 오르며 한국 남자 피겨 올림픽 최고 순위를 연이어 갈아치웠다. 2023년 ISU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은 그의 경력에 정점을 찍은 순간이었다.
차준환은 1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저에게 주어진 일들에 최선을 다하면서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나아갈지 신중하게 고민해 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정점에서 내려와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그의 선택에 많은 이들이 조용한 응원을 보내고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