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약국 섭외 요청 쇄도하며 제약회사 광고까지 제안받아
약사회 “의약품 판매 촉진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어… 약은 공산품 아냐”
가수 이기찬이 전국 약국을 돌며 자신의 히트곡 ‘감기’를 부르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감기찬’이라는 애칭까지 얻은 이 프로젝트는 팬들의 열띤 호응과 함께 제약회사 광고 제안으로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이 훈훈한 분위기와 달리 약사 사회에서는 날 선 반응이 나오고 있다. 가수의 순수한 의도와는 별개로, 공연 자체가 특정 약국의 ‘마케팅’ 수단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성공적인 신곡 홍보로 평가받던 ‘약국 버스킹’이 예상치 못한 법적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상황이다.
단순 팬서비스가 환자 유인 행위로 지목된 배경
현행법은 약국 개설자가 환자나 소비자를 유치하기 위한 호객 행위를 금지한다. 연예인의 약국 공연 자체를 막는 규정은 없지만, 일선 보건소는 이 행위가 환자 유인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본다.
대한약사회는 이기찬의 공연이 결과적으로 특정 약국으로 고객을 유인하거나 의약품 판매를 촉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약사회 한 관계자는 “가수의 의도는 순수하더라도 마케팅 활동으로 비칠 수 있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공연 일부 현장에서 관객에게 비타민을 나눠준 점도 이런 시각에 힘을 싣는다.
논란의 중심에 선 창고형 약국의 존재
논란이 더욱 복잡해진 데는 이번 버스킹이 진행된 일부 약국의 성격도 한몫했다. 약사회가 약물 오남용 가능성을 들어 반대해 온 ‘창고형 약국’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기찬은 2002년 발표한 히트곡을 리메이크한 ‘감기(2026)’를 내놓으며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직접 약국을 섭외했으나, 인기가 높아지자 지금은 전국에서 섭외 요청이 쇄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사회 관계자는 “약은 싸게 많이 산다고 좋은 공산품이 아니다”라며 “필요할 때 전문가의 복약 지도를 받아 정확히 복용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 한마디는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약사 사회의 시각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