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맨’ 태런 에저튼 주연, 넷플릭스 스릴러 ‘캐리온’…

‘다이 하드’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클래식 스릴러의 귀환

영화 캐리온 / www.netflix.com
크리스마스이브, 설렘으로 가득한 공항이 순식간에 폐쇄된 서바이벌 공간으로 변한다.

넷플릭스가 지난해 연말 공개한 영화 ‘캐리온’은 이처럼 평범한 공간을 극도의 긴장감이 넘치는 무대로 바꾸며 119분의 러닝타임을 가득 채운다.

‘킹스맨’ 시리즈로 국내 팬들에게 친숙한 배우 태런 에저튼이 주연을 맡아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영화 캐리온 / 넷플릭스
‘캐리온’은 미국 교통안전청(TSA) 요원 ‘이선 코펙’(태런 에저튼)이 크리스마스이브 근무 중 정체불명의 여행객(제이슨 베이트먼)에게 협박을 당하면서 시작된다.

그의 요구는 단 하나, 위험 물질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가방 하나를 보안 검색대에서 눈감고 통과시켜 비행기에 싣게 하는 것이다. 만약 거절한다면 여자친구를 포함한 주변인들이 위험에 빠진다.
영화 캐리온, 제이슨 베이트먼 / 넷플릭스

고립된 공간, 한정된 시간…클래식 스릴러의 매력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공항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대부분의 사건이 전개된다는 점이다.

수많은 인파와 복잡한 동선, 곳곳에 깔린 CCTV 등 공항의 특수성이 주인공을 옥죄는 장치로 작동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이는 ‘다이 하드’, ‘스피드’ 등 9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밀실 스릴러’의 공식을 떠올리게 한다.

해외 한 영화 평론가는 “최근 보기 드문 단순하고 명료한 스릴러”라며 “할리우드가 고전적인 단일 공간 스릴러를 만드는 법을 잊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복잡한 서사나 장치 없이 오직 상황이 주는 압박감과 인물 간의 심리전에 집중하며 장르적 쾌감을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제작진은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실제 TSA 요원들의 업무 과정을 참고하고 배우들 역시 공항 운영을 참관하며 디테일을 살렸다.
영화 캐리온, 태런 에저튼 / 넷플릭스

‘킹스맨’ vs ‘오자크’…두 배우의 불꽃 튀는 연기 대결

‘캐리온’의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하는 핵심 동력은 단연 두 주연 배우의 연기다.

태런 에저튼은 평범한 직장인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겪는 혼란과 고뇌, 그리고 위기를 돌파하려는 절박함을 입체적으로 표현한다. 젠틀한 스파이 ‘킹스맨’의 이미지를 벗고, 직업윤리와 개인의 안위 사이에서 갈등하는 현실적인 인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그와 대적하는 미스터리한 여행객 역의 제이슨 베이트먼은 넷플릭스 시리즈 ‘오자크’에서 보여준 차갑고 지적인 카리스마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그는 시종일관 침착한 목소리와 표정으로 주인공을 압박하며 화면 너머 관객까지 숨죽이게 만든다.

다수의 해외 매체들은 “두 배우의 팽팽한 연기 대결이 다소 허술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의 논리를 설득력 있게 메운다”고 분석했다.

물론 아쉬운 지점도 존재한다. 일부 관객들 사이에서는 이야기 전개 과정의 플롯 허점이나 일부 캐릭터의 비현실적인 선택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고전적인 스릴러 장르를 선호하거나,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를 즐기는 관객이라면 ‘캐리온’은 충분히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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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캐리온 포스터 / 넷플릭스


이지희 기자 jeeh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