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래 이렇게 서는 게 편한데요.” 그런데 사진마다 늘 같은 자세를 하고 있다면 어떨까?

사진 : 정다예의 필라테스 / newswa
휴대폰 사진첩을 한번 열어보자. 여행지에서 찍은 전신사진, 카페 앞에서 찍은 사진, 거울 셀카까지 몇 장만 넘겨봐도 의외로 비슷한 모습이 반복될 수 있다.
사진 : 생성형 이미지
늘 같은 다리를 앞으로 내밀고 있거나, 같은 쪽 골반에 체중을 싣고 있거나, 앉아 있을 때마다 같은 다리를 위로 꼬고 있는 식이다.

평소에는 전혀 의식하지 못했던 자세가 사진 속에서는 꽤 선명하게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런 습관이 정말 골반을 ‘틀어지게’ 만드는 걸까?

한쪽으로 서 있었다고 골반이 그대로 틀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쪽 다리에 체중을 싣거나 다리를 꼬면 골반의 위치는 순간적으로 달라진다. 한쪽 골반이 올라가거나 몸통이 조금 기울고, 고관절의 위치도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골반이 그대로 비뚤어진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우리 몸은 원래 움직이면서 계속 모양을 바꾼다. 걷는 동안에도 한쪽 다리에 체중이 실렸다가 반대쪽으로 넘어가고, 몸을 돌릴 때는 골반과 척추도 함께 회전한다.

문제는 비대칭 자세를 한 번 취했다는 사실보다 늘 같은 방향만 반복하고 있는지에 있다.

사진마다 같은 자세라면, 몸이 그 방향을 더 편하게 느끼는 것일 수 있다

사람의 몸은 자주 사용하는 움직임에 익숙해진다.

항상 오른쪽 다리에 체중을 싣고 서거나, 늘 같은 다리를 위로 꼬는 습관이 반복되면 몸은 그 방향을 점점 더 익숙하게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반대쪽으로 짝다리를 짚어보거나 다리를 바꿔 꼬았을 때 유난히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내 골반이 틀어졌다”라고 단정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나는 어느 방향을 더 자주 선택하고 있는가, 그리고 반대 방향도 비슷하게 사용할 수 있는가를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좋은 자세는 항상 반듯하게 서 있는 자세가 아니다

‘바른 자세’라고 하면 두 발에 체중을 똑같이 싣고 허리를 곧게 편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일상에서 우리는 그렇게만 서 있지 않는다.

벽에 기대기도 하고, 한쪽 다리에 체중을 싣기도 하고, 다리를 꼬기도 한다. 이런 자세 자체를 모두 나쁘다고 볼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한쪽으로 갔다가 다시 가운데로 돌아올 수 있고, 필요하면 반대 방향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좋은 자세는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능력보다 여러 자세 사이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능력에 가깝다.

필라테스는 ‘골반을 맞추는 운동’보다 움직임의 차이를 알아가는 과정에 가깝다

여기에서 필라테스가 가진 장점이 있다.
사진 : 정다예의 필라테스 / newswa
필라테스에서는 누운 자세에서 두 다리를 움직이고, 척추를 굴리고 펴고, 몸통을 회전하며 좌우의 움직임을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한쪽 다리가 더 무겁게 느껴지는지, 한쪽 골반이 더 쉽게 움직이는지, 몸을 돌릴 때 어느 방향이 더 편한지를 자연스럽게 확인할 수 있다.

목표는 완벽하게 좌우 대칭인 몸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한쪽만 익숙한 몸이 아니라, 필요할 때 양쪽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가는 것에 더 가깝다.

오늘은 거울보다 사진첩을 먼저 열어보자
사진 : 생성형 이미지
최근 찍은 전신사진을 몇 장 골라 천천히 살펴보자.

사진마다 같은 다리에 체중을 싣고 있지는 않은가?

늘 같은 다리를 앞으로 내밀고 있지는 않은가?

앉아 있는 사진에서는 같은 방향으로 다리를 꼬고 있지는 않은가?

그리고 지금 그 반대 방향으로도 한번 자세를 취해보자.

양쪽이 비슷한가, 아니면 한쪽은 유난히 어색한가?

자세를 억지로 고치려고 하기 전에 먼저 내가 어떤 방향을 반복하고 있는지 알아차려보자.

몸을 바꾸는 시작은 ‘똑바로 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늘 같은 쪽만 편하게 선택하고 있지는 않은지 발견하는 데서 시작될 수 있다.

박동식 기자 dspark@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