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자는 선택이 오히려 관계·면역력·수면의 질을 높이는 이유
‘이 수면 방식’의 정체는 ‘슬립 디보스’
요즘 화제가 되는 ‘이 수면 방식’은 바로 슬립 디보스(sleep divorce), 즉 수면 분리를 의미합니다. 말 그대로 관계를 끊는 이혼이 아니라, 필요할 때 잠만 따로 자는 선택입니다. 같은 방에서 침대를 분리하거나, 아예 다른 방에서 잠을 자며 각자의 수면을 우선시하는 방식입니다. 미국수면의학회(AASM)에 따르면 최근 미국인의 3분의 1 이상이 파트너와 가끔 또는 자주 다른 공간에서 잠을 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수면의 ‘질’과 ‘양’을 동시에 지킨다
면역력 저하와 만성 질환 위험을 낮춘다
수면 부족은 고혈압, 심혈관 질환, 비만, 당뇨, 면역력 저하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만성적으로 잠이 부족한 사람은 감기에 걸릴 확률도 훨씬 높아집니다. 또한 수면이 부족하면 식욕 조절 호르몬이 흐트러져 과식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수면 분리는 이런 악순환을 끊고, 몸이 스스로 회복할 시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오히려 관계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다
무작정 시작하기 전 고려할 점
슬립 디보스는 수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선택이어야 합니다. 관계 회피나 정서적 거리감이 원인이라면, 수면 분리보다 상담이나 치료가 우선일 수 있습니다. 또한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같은 수면 질환은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로 개선될 수 있으므로, 의료 상담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비난 없이, 함께 합의한 선택이라는 점입니다.‘이 수면 방식’, 즉 슬립 디보스는 관계의 후퇴가 아니라 건강과 관계를 동시에 지키기 위한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충분한 수면은 면역력, 감정 안정, 집중력, 그리고 관계 만족도까지 좌우합니다. 함께 자는 것만이 친밀함의 기준은 아닙니다. 잘 자는 것이 곧 잘 사는 것이 되는 시대, 나와 파트너 모두를 위한 수면 방식을 다시 고민해볼 때입니다.
이서윤 기자 sy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