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말하는 지구력 향상법… 심장·뇌·수명까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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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몇 층만 올라가도 숨이 차거나, 예전보다 운동이 훨씬 버겁게 느껴진다면 한 번쯤 ‘체력이 떨어진 건 아닐까’ 고민해 보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은 지구력은 타고나는 것이라 생각하거나, 나이가 들수록 자연스럽게 감소한다고 여깁니다. 하지만 과학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나이와 상관없이 충분히 키울 수 있는 ‘이 능력’이 있으며, 이를 향상시키는 것만으로도 일상 에너지부터 건강 수명까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능력’의 정체는 지구력과 VO₂ 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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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말하는 ‘이 능력’은 바로 지구력, 정확히는 심폐지구력입니다. 이는 운동 중 우리 몸이 산소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를 나타내는 지표인 VO₂ max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심장과 폐가 건강하고, 산소를 근육과 장기에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심폐지구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만성 질환에 강하고, 사망 위험도 낮은 경향을 보입니다.

지구력을 키우면 몸 전체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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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력 향상의 장점은 단순히 숨이 덜 차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심장과 혈관 건강에 좋은 변화는 곧 뇌 건강으로도 이어집니다. 전문가들은 “심폐지구력을 높이기 위해 하는 모든 활동은 뇌 기능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기억력, 집중력, 사고력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신체적 자신감과 정서적 만족감도 함께 높아집니다.

즐거운 계획이 성공의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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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력을 키우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즐길 수 있는 운동을 찾는 것입니다. 억지로 선택한 운동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걷기, 자전거, 수영, 킥복싱, 인터벌 트레이닝 등 여러 활동을 직접 경험해 보고, 피로감과 재미를 기준으로 나에게 맞는 운동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생활 패턴과 잘 맞는 시간대와 장소를 함께 고려하면 꾸준함을 유지하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핵심은 ‘조금씩’ 강도를 높이는 것

지구력 향상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점진적 증가입니다. 전문가들은 운동 시간이나 강도를 주당 약 10%씩만 늘리는 방식을 권장합니다. 예를 들어 30분 걷기가 기준이라면, 다음 주에는 33분, 그다음 주에는 36분으로 늘리는 식입니다. 속도를 높이고 싶다면 같은 거리를 조금 더 빠르게 걷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이런 작은 변화는 몸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도 확실한 적응을 이끌어냅니다.

쉬는 날도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운동을 늘릴수록 회복의 중요성도 커집니다. 운동은 몸에 자극을 주는 스트레스이기 때문에, 회복 시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회복일이 반드시 ‘완전한 휴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러닝을 하는 사람에게는 가벼운 산책이, 걷기 운동을 주로 하는 사람에게는 스트레칭이나 요가가 좋은 회복 활동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가벼운 움직임은 혈류를 유지하고 관절과 근육 회복을 돕습니다.

식습관과 수면이 지구력을 좌우한다

운동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연료 관리입니다. 영양이 부족하면 에너지 수준이 떨어지고, 운동에 대한 의욕도 함께 낮아집니다. 채소와 과일, 양질의 단백질, 통곡물, 충분한 수분 섭취는 지구력 향상의 기본 조건입니다. 여기에 더해 하루 최소 7시간 이상의 숙면은 필수입니다. 수면이 부족하면 회복 능력이 떨어지고, 같은 운동도 훨씬 더 힘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즉 지구력과 심폐지구력은 일부 사람들만의 특권이 아닙니다. 나이, 현재 체력 수준과 관계없이 누구나 과학적인 방법으로 충분히 키울 수 있습니다. 즐길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고, 조금씩 강도를 높이며, 회복과 생활 습관까지 함께 관리한다면 몸과 뇌, 그리고 일상의 활력까지 눈에 띄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늘 숨이 조금 차더라도, 그 자체가 더 건강해지는 과정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이서윤 기자 sy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