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관리, 음식보다 중요한 건?
잠·운동·간식이 좌우한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 연구진은 18세 청소년 206명을 대상으로 2주 동안 수면과 혈당의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수면 시간이 1시간 늘어날수록 하루 동안 혈당 변동 폭이 줄고 혈당도 더욱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혈당이 급격히 오르내리면 체내 염증과 대사 부담이 커져 비만과 제2형 당뇨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반대로 혈당 변동 폭이 큰 청소년은 다음 날 평균 수면 시간이 더 짧아지는 경향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비싼 건강식품이나 헬스장보다 규칙적으로 일찍 잠자리에 드는 습관이 혈당 관리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충분한 수면은 인슐린 기능과 식욕 조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장마철처럼 야외 활동이 줄어들면 신진대사가 떨어지고 혈당과 혈압 관리도 어려워질 수 있다. 이때 전문의들이 추천하는 대표적인 실내 운동이 ‘제자리걷기’다.
올바른 자세로 30분 정도 실시하면 약 150~200㎉를 소모할 수 있으며 빠르게 걷기와 비슷한 수준의 유산소 운동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효과를 높이려면 무릎을 골반 높이까지 올리는 하이니 동작을 활용하고 팔을 크게 흔들어 상체까지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맨발보다는 요가 매트나 실내용 운동화를 이용해 발과 무릎 부담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문의들은 제자리걷기가 심박수를 적절히 높여 심장과 혈관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유산소 운동이라고 설명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혈당 변동을 줄이는 것은 물론 장기적인 건강 관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혈당 관리는 당뇨 예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국제학술지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혈당 수치가 높을수록 실제 나이보다 뇌가 더 늙은 특징을 보일 가능성이 제시됐다.
연구진은 MRI를 활용해 뇌 나이를 분석한 결과 혈당이 높을수록 치매와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파킨슨병, 뇌졸중, 우울증, 불안 등 다양한 뇌 질환과의 연관성이 커지는 경향을 확인했다. 뇌 여러 영역에서 부피 감소도 함께 관찰됐다.
다만 연구진은 혈당 상승이 모든 사람의 뇌 노화를 직접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혈당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생활습관이 뇌 건강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혈당이 걱정된다고 무조건 간식을 끊을 필요는 없다. 무엇을 먹느냐가 더 중요하다.
렌틸콩과 병아리콩, 완두콩은 식후 혈당 상승을 완만하게 하는 대표적인 식품으로 꼽힌다. 아몬드는 단백질과 식이섬유,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과자 대신 먹기 좋은 간식이며, 삶은 달걀 역시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식품이다.
전문가들은 혈당지수(GI)뿐 아니라 혈당부하지수(GL)도 함께 고려할 것을 권한다. 브로콜리와 양배추, 시금치 같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는 식후 혈당 상승을 완만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블루베리와 사과, 배 등 과일도 적정량을 꾸준히 섭취하면 제2형 당뇨병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반면 당이 많은 음료나 지나치게 곱게 갈아 만든 음식은 혈당을 빠르게 높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결국 혈당 관리는 한 가지 음식이나 운동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충분한 수면과 꾸준한 운동, 균형 잡힌 식사와 건강한 간식 선택을 함께 실천하는 것이 혈당은 물론 심혈관 건강과 뇌 건강까지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