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맛 대신 감칠맛으로 혀를 속이는 가공식품의 숨겨진 위험성
고농축 나트륨이 신장과 심장을 소리 없이 파괴하는 과정
건강을 위해 국물 섭취를 줄이고 짠 음식을 피하려는 노력은 이제 상식이다. 하지만 정작 짠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음식에 혈관 건강을 위협하는 ‘소금 폭탄’이 숨어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특히 특정 가공식품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겉보기와 달리 실제 나트륨 함량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이들이 체내에서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그 과정은 명확하다.
혀를 속이고 혈관을 압박하는 원리
짠 음식의 대표 격인 젓갈이나 장아찌는 혀가 먼저 강한 짠맛을 감지해 섭취량을 조절하게 만든다. 반면 어떤 음식들은 단맛이나 다른 첨가물로 짠맛을 교묘히 가린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초가공 육포’와 ‘육수 스톡(육수 알약·농축액)’이다.고농축 나트륨이 혈액에 유입되면 삼투압 현상으로 주변 조직의 수분이 혈관으로 몰린다. 순식간에 혈액량이 불어나 혈압이 치솟고, 혈관 내벽에 상처를 입혀 동맥경화 위험을 급격히 높인다.
신장과 심장은 비명을 지른다
과도한 나트륨은 단순히 혈압만 올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인체의 핵심 장기들을 단계적으로 파괴한다. 첫 번째 표적은 혈액을 거르는 필터, 신장이다.고압의 혈액이 계속해서 신장의 필터 조직인 사구체를 때리면 결국 조직이 딱딱하게 굳어 기능을 잃는다. 한 번 망가진 사구체는 재생되지 않아 만성 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혈액 투석이 필요한 상황에 이르는 것이다.
심장 역시 과부하를 견디지 못한다. 늘어난 혈액량을 온몸에 보내기 위해 무리하게 펌프질을 반복하면서 심장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진다(좌심실 비대). 이는 심장의 효율을 떨어뜨려 결국 심부전의 원인이 된다.
방심하기 쉬운 의외의 나트륨 음식들
일상에서 무심코 먹는 음식 중에도 나트륨 함량이 높은 것들이 많다. 찌개나 국물 요리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가공 육수 알약이나 조미 분말이 대표적이다. 국물까지 모두 마시면 엄청난 양의 나트륨을 그대로 흡수하게 된다.우성연 기자 sy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