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속 항산화 성분, 30분 끓이자 35%나 늘어난 이유

반면 생으로 먹어야 영양소 손실 없는 채소는 따로 있었다

채소를 가장 건강하게 먹는 방법으로 흔히 생식을 떠올린다. 신선한 상태 그대로의 영양을 섭취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채소는 열을 가했을 때 오히려 특정 영양소의 흡수율이 극적으로 높아져, 생으로 먹는 것이 오히려 손해일 수 있다.

핵심은 영양소의 ‘성질’에 있다. 토마토의 라이코펜, 당근의 베타카로틴 등 지용성 영양소는 기름에 잘 녹고 열에 강하다. 가열 과정에서 단단한 식물 세포벽이 허물어지며 이들 영양소가 몸에 흡수되기 좋은 형태로 빠져나오기 때문이다. 채소마다 최적의 조리법이 따로 존재하는 상황이다.

토마토는 끓일수록 영양가가 높아졌다

토마토는 가열 조리의 효과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채소로 꼽힌다. 강력한 항산화 성분으로 잘 알려진 라이코펜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사진 : 토마토 / 생성형 이미지
실제 미국 코넬대 연구에 따르면 토마토를 87도에서 30분간 가열하자 라이코펜 함량이 35%나 증가했다. 가열 시간을 2분, 15분으로 했을 때는 각각 6%, 17% 증가에 그쳤다. 가열 시간이 길수록 체내 이용률이 높아진 것이다. 라이코펜은 항염증 효과와 심혈관 건강에 도움을 주는 성분으로, 샐러드보다는 토마토 수프나 파스타 소스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사진 : 토마토 파스타 / unsplash.com

생으로 먹으면 흡수율 10%에 그쳤던 성분

당근 역시 익혀 먹어야 진가를 발휘하는 채소다. 당근의 대표 영양소인 베타카로틴은 우리 몸에서 눈 건강 등에 필수적인 비타민A로 전환되는 중요한 지용성 성분이다.
사진 : 당근 / unsplash.com
문제는 흡수율이다. 생당근을 섭취할 경우 베타카로틴의 체내 흡수율은 고작 10% 수준에 머문다. 반면 당근을 끓이거나 기름에 볶는 등 가열 조리를 하면 흡수율이 60% 이상으로 6배나 치솟는다. 이탈리아 연구에서도 당근을 찌거나 생으로 먹을 때보다 끓였을 때 카로티노이드(베타카로틴 포함) 총량이 더 많아졌다.

이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호박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원리다. 평소 건강을 위해 당근 주스를 챙겨 마셨다면, 영양소의 상당 부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가열하면 영양소가 파괴되는 채소들

물론 모든 채소를 불 위에 올리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비타민C나 폴리페놀처럼 열에 매우 약한 수용성 영양소가 풍부한 채소는 생으로 먹는 것이 정답이다. 이들 영양소는 물에 잘 녹고 열에 쉽게 파괴되는 특성을 지닌다.
사진 : 브로콜리 / unsplash.com
브로콜리나 양배추, 케일 등 십자화과 채소에 함유된 항암 성분 글루코시놀레이트 역시 대표적인 수용성 성분이다. 따라서 이런 채소들은 가열하더라도 살짝 데치거나 찌는 수준으로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결국 채소에 든 핵심 영양소가 지용성인지 수용성인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영양 손실을 막는 첫걸음이다.

우성연 기자 sy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