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뒤로 젖히는 특정 자세에서 반복된다면 단순 어지럼증 아냐

뇌전증과 혼동되는 팔다리 떨림 동반되기도… 진짜 원인은 따로 있었다

사진 : 기지개 / unsplash.com
잠에서 막 깨어난 뒤 찌뿌둥한 몸을 풀기 위해 기지개를 켜는 것은 자연스러운 아침 습관이다. 대부분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특정 순간 상황이 달라진다. 목을 뒤로 강하게 젖히거나 등과 어깨를 크게 펴는 순간 눈앞이 캄캄해지며 의식을 잃는다면 단순 어지럼증이 아닐 수 있다.

이는 특정 자세에서 나타나는 드문 형태의 ‘스트레치 실신’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하지만 60대 이상에서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야기는 더 복잡해진다.

스트레치 실신 자체는 주로 소아·청년층에서 보고되는 현상이다. 중장년층의 실신은 부정맥이나 혈압 이상 등 다른 기저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반복되는 증상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기지개 켤 때 혈압이 뚝 떨어지는 현상

스트레치 실신은 목을 뒤로 젖히거나 상체를 크게 펴는 동작 직후 짧게 의식이 끊기는 현상을 말한다. 일어설 때 잠깐 어지러운 것과는 다르다. 비슷한 자세를 취할 때마다 같은 증상이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과거에는 뇌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막히는 것을 원인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스트레칭이 특정 신경을 자극해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고, 심박수는 이를 충분히 보상하지 못해 실신에 이른다는 기전이 더 유력하게 제시된다. 한 소규모 연구에서는 실제 스트레치 실신 환자들이 특정 동작 후 혈압이 더 크게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사진 : 스트레칭 / unsplash.com
따라서 아침에 몸을 풀 때 굳이 목을 끝까지 꺾듯이 젖힐 필요는 없다. 만약 이전에 같은 동작을 하다가 심한 어지럼증이나 시야가 흐려지는 경험을 했다면, 증상을 유발했던 자세는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60대 이상은 다른 질환을 먼저 의심해야 한다

사진 : 어지럼증 / 생성형 이미지
중요한 것은 단순 어지럼증과 실제 실신을 구분하는 것이다. 60대 이후 처음으로 실신을 경험했다면 단순히 ‘기지개를 잘못 켰다’고 스스로 결론 내리는 것은 위험하다. 실신은 혈압 변화부터 심각한 심장 문제까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목이나 등을 특정 방향으로 움직일 때마다 의식이 끊기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반드시 진료가 필요하다. 어떤 자세를 취했는지, 동작 후 몇 초 뒤 증상이 나타났는지, 의식을 잃은 시간은 어느 정도였는지 등을 기억해두면 원인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실신 과정에서 팔이나 얼굴이 움찔거리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도 있다. 뇌 혈류가 일시적으로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주변 사람이 보기에는 뇌전증 발작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모습만으로 스스로 병을 단정할 수는 없다.

가슴 통증 동반되면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한다

60대 이후의 실신은 스트레치 실신 외에 더 위중한 원인을 감춰두고 있을 수 있다. 갑작스러운 혈압 저하, 탈수, 복용 중인 약물 영향, 그리고 가장 주의해야 할 부정맥 등이 대표적이다.
사진 : 가슴 통증 / unsplash.com
만약 운동 중이나 누워있는 상태에서 실신했거나, 가슴 통증·심한 두근거림·호흡곤란 등이 함께 나타났다면 신속한 의학적 평가가 필요하다. 의식을 제대로 회복하지 못하거나 말이 어눌해지는 등 신경학적 이상이 지속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평소 건강에 이상이 없는 사람이라면 아침 기지개 자체를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 다만 잠에서 깨자마자 숨을 참으며 과도하게 힘을 주기보다, 천천히 몸을 움직이는 편이 안전하다. 무엇보다 같은 자세에서 반복적으로 의식을 잃는다면, 습관을 바꾸는 데서 그치지 말고 반드시 근본적인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우성연 기자 sy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