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은 줄 알았던 전통 보양식의 배신, 나트륨과 인이 신장 필터를 서서히 파괴하는 과정

나이가 들며 떨어진 체력을 보강하려 몸에 좋다는 보양식을 챙겨 먹는 이들이 많다. 뼈와 관절에 좋다며 진하게 우려낸 국물 한 방울까지 정성껏 비우는 것은 흔한 풍경이다. 하지만 건강을 위한 이 노력이 되레 우리 몸의 핵심 정수기인 신장을 망가뜨리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수년간 건강식단을 유지했음에도 신장 수치 이상이라는 진단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피로를 풀고 장기를 보호하려 먹었던 음식이 역설적으로 몸의 해독 시스템을 망가뜨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60대 이후 신장 기능이 자연스레 감퇴하는 시기에 특정 음식 조합을 매일 섭취하는 것을 가장 위험한 습관으로 꼽는다.
사진 : 멸치다시마 육수로 끓인 국 / 생성형 이미지
문제의 조합은 바로 진하게 우려낸 멸치다시마 국물과 짭짤한 장아찌 반찬이다. 이 친숙한 밥상에 담긴 고농축 나트륨과 인, 칼륨이 신장의 여과 기능을 마비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된다.

신장 필터를 파괴하는 고농축 나트륨

신장은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내는 수많은 미세 필터, 즉 사구체로 이뤄져 있다. 그런데 진한 멸치다시마 육수나 장아찌를 습관적으로 섭취하면 혈중 나트륨 농도가 급격히 치솟는다. 이 과도한 염분을 처리하기 위해 사구체는 평소보다 훨씬 높은 압력을 견뎌야 한다.
사진 : 마늘쫑 장아찌 / 생성형 이미지
이 과정이 매일 반복되면 필터의 미세한 구멍들이 손상되고 영구적으로 망가진다. 결국 단백질이 소변으로 새어 나오는 단백뇨가 발생하며 신부전으로 가는 문이 열린다.

뼈와 혈관을 돌처럼 굳히는 인과 칼륨

사진 : 멸치 다시마 육수 / 생성형 이미지
나이가 들면 신장의 미네랄 배출 능력이 자연히 떨어진다. 멸치와 다시마를 오랜 시간 끓인 육수에는 다량의 인과 칼륨 성분이 녹아있다. 신장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 이를 매일 섭취하면 이들 성분은 배출되지 못하고 혈액에 쌓인다.

축적된 인은 뼈에서 칼슘을 빼내 골다공증을 유발하고, 혈관 벽에 달라붙어 혈관을 딱딱하게 굳히는 석회화를 진행시킨다. 이는 전신의 혈액 순환에 치명적인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회복 불능 상태를 부르는 만성 대사 교란

사진 : 오이지 무침 / 생성형 이미지
신장은 한번 망가지면 스스로 재생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장기다. 매일 반복되는 짠 국물과 절임 반찬 섭취는 신장에 지속적인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결국 흉터 조직이 쌓이는 섬유화로 이어진다.

노폐물이 배출되지 못하고 몸에 쌓이는 요독증이 발생하면, 결국 기계의 힘을 빌려 피를 걸러내는 신장 투석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이른다. 건강을 위해 챙겨 먹던 음식이 평생의 짐을 지우는 셈이다. 자신의 식탁을 점검해볼 때다.
사진 : 찌개 / 생성형 이미지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건강한 노후를 원한다면, 이제는 짠 국물과 장아찌 위주의 식습관에서 벗어날 결단이 필요하다. 저염으로 조리한 신선한 채소와 깨끗한 물을 가까이하는 것만이 십 년 뒤에도 건강을 지킬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다.

우성연 기자 sy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