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 349명 대상 연구에서 확인된 의외의 식재료

단백질·질산염 풍부한 식단, 혈압 수치에 미치는 영향은

혈압 관리를 위해 식단에서 염분을 줄이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하지만 단순히 덜어내는 것만큼이나, 특정 식재료를 식탁에 더하는 일 역시 중요하다는 사실은 간과되기 쉽다.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몇몇 식재료는 혈압 수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근거를 가지고 있다. 그 배경에는 대두 단백질과 질산염 같은 특정 성분이 자리 잡고 있다. 평소 즐겨 먹던 반찬 하나만 바꿔도 유의미한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두부 한 모가 식단에 불러온 변화

사진 : 두부 / 생성형 이미지
흔한 반찬인 두부는 대두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대표 식품이다. 실제 혈압이 약간 높거나 1단계 고혈압인 성인 302명을 대상으로 한 인체적용시험에서 대두 단백질의 효과가 확인됐다.

참가자들에게 12주간 매일 40g의 분리 대두 단백질을 섭취하게 하자, 대조군에 비해 수축기 혈압은 4.31mmHg, 이완기 혈압은 2.76mmHg 더 낮아졌다. 특히 기존에 고혈압이 있던 사람에게서 차이가 더 뚜렷했다. 양념이 강한 반찬 대신 담백하게 부친 두부 한 모를 식탁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식단 관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근거다.

시금치 속 질산염이 혈관에 미치는 영향

사진 : 시금치 / 생성형 이미지
시금치 역시 혈압 조절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채소다. 칼륨뿐 아니라 질산염을 풍부하게 함유해 혈관 이완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무작위 교차시험에서는 건강한 성인 27명에게 7일간 질산염을 섭취하게 한 뒤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중심 수축기 혈압은 약 3.39mmHg, 팔에서 잰 수축기 혈압은 3.48mmHg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식재료 속 질산염 성분이 실제 혈관에 작용해 혈압 수치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붉은 채소 비트, 연구 결과는 명확했다

사진 : 비트 / 생성형 이미지
붉은빛의 채소 비트도 혈압 관리 연구에서 자주 등장하는 식재료다. 2024년 발표된 한 메타분석은 고혈압 환자 349명의 데이터를 종합해 비트주스 섭취 효과를 살폈다.
사진 : 비트주스 / 생성형 이미지
분석 결과, 비트주스를 마신 그룹은 대조군보다 진료실 수축기 혈압이 평균 5.31mmHg 낮게 측정됐다. 다만 이는 비트를 반찬이 아닌 주스 형태로 섭취한 결과이며, 이완기 혈압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의 근거 확실성도 낮은 편으로 평가돼 맹신은 금물이다.
비트 특유의 흙맛이 부담스럽다면 얇게 썰어 식초에 무치거나 살짝 익혀 냉채로 만들면 한결 먹기 수월하다.

매 끼니마다 이 모든 재료를 챙겨 먹을 필요는 없다. 평소 식탁에 오르던 짠 반찬 중 단 하나만이라도 두부나 시금치, 비트 등으로 바꿔나가는 것이 꾸준한 혈압 관리를 위한 현실적인 첫걸음이다.

우성연 기자 sy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