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 뜻은? 오늘 왜 팥죽 먹을까
동짓날 풍습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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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상 동지인 12월 22일, 전국은 연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을 맞았다. 동지는 24절기 가운데 하나로 ‘겨울 동(冬)’과 ‘이를 지(至)’ 자를 써, 겨울이 가장 깊은 지점에 이르렀음을 뜻한다. 예로부터 동지는 어둠이 극에 달한 뒤 새로운 기운이 시작되는 날로 여겨져 ‘작은 설’이라 불릴 만큼 중요한 절기로 인식돼 왔다.이날 아침 전국 대부분 지역의 기온은 영하권으로 크게 떨어졌다. 서울은 영하 5도 안팎을 기록했고, 강원과 영남 내륙 일부 지역은 영하 10도 안팎까지 내려가며 한파특보가 발효됐다.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체감온도는 더 낮아 출근길 시민들의 체온 관리와 안전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됐다. 낮 기온은 예년 수준을 회복하겠지만, 성탄절을 전후로 다시 추위가 찾아올 것으로 예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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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위 속에서도 동지는 오랜 세월 이어진 생활문화와 맞닿아 있다. 우리 조상들은 동짓날 팥죽을 쑤어 먹으며 액운을 막고 건강을 기원했다. 붉은 팥은 양기를 상징해 음기와 잡귀를 물리친다고 믿었고, 집안 곳곳에 팥죽을 놓거나 대문과 담장에 뿌리는 풍습도 전해진다. 찹쌀로 만든 새알심을 나이 수만큼 넣어 끓인 팥죽을 가족과 이웃이 함께 나누며 한 해의 끝자락을 정리하고 새 출발을 다짐했다.특히 올해 동지는 음력 11월 초순에 해당하는 ‘애동지’로, 아이들에게 해롭다는 속설 때문에 팥죽 대신 팥시루떡을 해 먹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궁중에서도 동지를 맞아 팥죽을 나누는 의례가 있었고, 농경사회에서는 이날 날씨로 이듬해 농사의 흉풍을 점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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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의미를 넘어 팥죽은 겨울철 건강식으로도 주목받는다. 팥에는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해 피로 회복과 면역력 유지에 도움을 주며, 사포닌 성분은 노폐물 배출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성질이 찬 식재료인 만큼 소화기가 약한 사람은 과다 섭취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연중 가장 긴 밤과 함께 찾아온 동지의 한파는 매섭지만, 그 속에는 계절의 전환과 새로운 시작을 기다려온 사람들의 지혜와 생활의 흔적이 담겨 있다. 해가 다시 길어지기 시작하는 이날은 추위의 절정이자 봄을 향한 출발점으로 여겨졌고, 긴 겨울을 견디기 위한 마음가짐을 다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오늘날에도 동지는 단순한 절기를 넘어 가족의 안녕과 일상의 평온을 되새기는 날로 이어지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