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135달러 확정, 스페이스X 상장 총정리
한국 투자자들은 몇 시에 매수할 수 있나
일론 머스크가 또 한 번 월가의 역사를 새로 썼다.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미국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성사시키며 나스닥 입성을 앞두자 전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 역시 “스페이스X 상장 시간은 몇 시인가”, “공모가 대비 얼마나 오를까”, “관련 ETF는 무엇인가” 등을 검색하며 밤잠을 설칠 정도다. 특히 테슬라 이후 머스크가 내놓는 최대 투자 이벤트라는 점에서 상장 첫날 주가 향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스페이스X는 현지시간 기준 12일 나스닥 시장에 상장해 거래를 시작한다. 다만 일반 투자자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정규장 개장과 동시에 거래가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IPO 종목은 상장 당일 공모 물량 배정과 매수·매도 주문을 종합해 최초 거래 가격을 결정하는 ‘가격발견 절차’를 거친다. 이 때문에 미국 정규장이 열리는 시각보다 실제 거래 개시 시점이 1~2시간 이상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미국 증시 개장 이후 장중에 첫 거래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스페이스X 상장 시간은 한국시간 기준으로 13일 새벽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상장 직후 거래량이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시간 체결 현황을 주의 깊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스페이스X는 이번 IPO에서 클래스A 보통주 5억5556만 주를 주당 135달러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조달하는 금액은 무려 75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14조 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기록한 IPO 조달 금액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으로 미국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다.
상장 후 기업가치는 약 1조7700억 달러로 평가된다. 이는 미국 증시 시가총액 순위 기준 상위 10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로, JP모건체이스와 버크셔 해서웨이, 메타플랫폼스는 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월가에서는 “IPO 시장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 스페이스X IPO가 더욱 화제가 된 이유는 폭발적인 투자 수요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의 청약 주문 금액만 1000억 달러, 우리 돈 약 153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 투자자 주문까지 포함하면 전체 청약 규모는 약 2500억 달러, 380조 원에 달한다.
미국 여론조사에서는 성인 응답자의 84%가 스페이스X를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29%는 주식을 매수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사실상 미국인 3명 중 1명이 투자에 관심을 보인 셈이다.
이번 공모 과정에서 전체 물량의 30%를 개인 투자자에게 배정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통상 대형 IPO의 개인 배정 비중이 10% 안팎인 것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인 결정이다.
IPO 최대 수혜자는 단연 머스크지만 직원들도 잭팟을 터뜨릴 전망이다.
미국 언론들은 스페이스X 상장으로 전현직 직원 4400명 이상이 백만장자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가운데 약 400명은 자산 1억 달러 이상을 보유한 억만장자 반열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2011년 인턴으로 입사해 10만 주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한 직원은 상장 직후 보유 지분 가치가 약 206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회사가 상장하지 않을 것이라 믿고 초기 주식을 처분했던 일부 직원들은 뒤늦은 후회에 빠졌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투자 열기는 뜨겁지만 우려도 존재한다.
스페이스X는 현재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사업과 로켓 발사 사업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구글과 협력을 확대하고 AI 기업 xAI와의 통합을 통해 AI 인프라 사업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고, 주가매출비율(P/S)은 엔비디아와 테슬라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리서치 업체 모닝스타는 적정 기업가치를 7800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하며 고평가 가능성을 제기했다.
반면 아크인베스트는 스타링크와 AI 사업 성장성을 감안할 경우 2030년 기업가치가 2조5000억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결국 상장 첫날 시장은 성장성에 베팅할지, 고평가 논란에 주목할지가 관건이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스페이스X 상장은 단순한 IPO를 넘어 2020년대 미국 증시를 대표할 상징적 이벤트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