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지원금 어디에 가장 많이 썼나?
의외의 1위는 ‘장보기’
전통시장 매출 2배 뛰었다

“민생지원금을 받으면 가장 먼저 어디에 쓸까.”

고물가 시대 소비자들의 선택은 예상보다 훨씬 현실적이었다. 외식이나 여행보다 장보기와 생필품 구매가 먼저였고, 자녀 학원비와 동네 전통시장에서도 소비가 크게 늘었다. 실제 민생지원금 지급 이후 전국 소상공인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단순한 현금 지원을 넘어 골목경제를 살리는 효과까지 확인되고 있다. 치솟는 물가 속에서 소비자들은 어디에 가장 많은 돈을 썼을까.
사진=생성형 이미지
◆ 장보기·생필품 소비 집중…소매업 증가율 1위

민생지원금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난 곳은 생활과 가장 밀접한 소비 분야였다.

중소벤처기업부가 한국신용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2차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 이후 3주 동안 전국 소상공인·골목상권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0.6%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소매업 매출이 16.4% 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동네 마트와 슈퍼, 생활용품점 등 생활밀착형 업종으로 소비가 집중됐다는 의미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생활필수품 구매에 지갑을 연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예술·스포츠·여가업은 4.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원금이 여가나 취미생활보다 생활비 부담을 줄이는 데 우선 사용됐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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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 학원부터 보냈다”…교육비 소비도 늘었다

교육서비스업 역시 11.2% 증가하며 평균을 웃돌았다.

교육비는 가정에서 쉽게 줄이기 어려운 대표적인 고정지출이다. 민생지원금이 식료품과 생필품뿐 아니라 학원비 등 교육비 부담을 덜어주는 데도 활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소비자들은 선택적 소비보다 생계와 직결되는 필수 지출을 우선하는 경향이 강해진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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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시장 ‘깜짝 특수’…매출 두 배 넘게 뛰었다

전통시장에서는 더욱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다.

부산 수정전통시장은 전년 대비 매출이 123.7% 증가했고, 강원 동쪽바다중앙시장(114.8%), 경남 삼천포중앙시장(114.0%)도 두 배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지원금을 연 매출 30억 원 이하 소상공인 업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정책 효과가 그대로 나타난 셈이다. 지역 상권 안에서 소비가 이뤄지면서 골목경제에 직접적인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전국으로 번지는 민생지원금…지역경제 살리기 나섰다

민생지원금 확대 움직임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강릉시는 전 시민에게 1인당 10만 원의 민생안정지원금을 지역화폐인 강릉페이로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용인시도 725억 원 규모의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신속히 집행할 계획이다.

지역화폐를 활용하면 지원금이 자연스럽게 지역 상권에서 소비돼 시민들의 생활비 부담은 줄이고 소상공인 매출은 늘리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치솟는 물가 속 ‘생활비 지원’ 역할 커져

민생지원금이 생필품 중심으로 사용된 배경에는 계속되는 물가 상승이 있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로 3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석유류 가격은 24.7% 급등했고 대파 가격은 37.1% 뛰는 등 장바구니 물가 부담도 커졌다. 생활물가 역시 3.4% 상승하면서 서민들의 체감 부담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이처럼 필수품 가격이 잇따라 오르면서 소비자들은 지원금을 외식이나 여가보다 식료품과 생활용품, 교육비 등 꼭 필요한 곳에 먼저 사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생지원금은 단순한 일회성 현금 지원을 넘어 지역 소비를 살리고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경제 정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 소비 데이터에서도 생활밀착형 업종과 전통시장 중심의 매출 증가 효과가 확인된 만큼, 앞으로는 지원 규모뿐 아니라 지역 내 소비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정책 설계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