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 27 시리 AI 어떻게 달라졌나
한국어는 10월부 지원
지금까지라면 메시지나 사진 앱을 직접 뒤져야 했던 일이다. 그런데 이제 시리에게 말 한마디 건네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애플이 차세대 운영체제(OS) ‘iOS 27’을 출시하면서 오랫동안 예고해 온 인공지능(AI) 기반 ‘시리 AI’를 본격적으로 꺼내 들었다. 날씨를 묻고 알람을 맞추던 음성비서에서 벗어나 화면을 보고,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고, 여러 앱을 넘나들며 일을 처리하는 ‘개인 비서’에 가까워진 것이 가장 큰 변화다.
애플은 14일(현지시간) iOS 27을 비롯해 iPadOS 27, macOS 27 등 새로운 운영체제를 배포했다. 이번 업데이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시리 AI’다.
애플이 생성형 AI 시대에 대응해 개인화된 차세대 시리를 처음 예고한 것은 2024년 6월이었다. 하지만 개발 과정에서 일정이 계속 늦춰졌고, 이용자들이 기다렸던 핵심 기능은 좀처럼 등장하지 않았다. 그렇게 약 2년 3개월이 지나서야 새로운 시리가 iOS 27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달라진 점은 ‘말을 더 잘 알아듣는다’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새로운 시리는 사용자의 개인적인 맥락과 현재 화면에 표시된 내용을 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필요한 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다.
가장 체감하기 쉬운 변화는 아이폰 안에 흩어진 정보를 찾아주는 능력이다. 메시지와 이메일, 사진 등에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한다.
가령 친구가 며칠 전 메시지로 보내준 식당을 다시 찾는다고 해보자. 지금까지는 메시지 앱을 열고 대화방을 찾아 과거 대화를 거슬러 올라가야 했다. 새로운 시리는 이런 개인적인 맥락을 파악해 필요한 정보를 찾아준다.
현재 화면에 무엇이 떠 있는지도 이해한다. 화면에 표시된 정보를 놓고 질문하거나 그 내용을 이용해 다른 작업을 시킬 수 있고, 여러 앱을 오가며 필요한 동작을 수행하는 기능도 갖췄다. 기존 시리가 “사진 앱 열어줘”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필요한 내용을 찾아 다음 행동까지 이어주는 쪽으로 나아간 셈이다.
카메라도 활용한다. ‘비주얼 인텔리전스’를 이용하면 카메라에 비친 주변 사물을 인식해 관련 내용을 시리에게 물어볼 수 있다. 여행 중 처음 보는 건물이나 음식, 식물이 궁금하다면 검색어를 고민하기보다 카메라를 비추고 질문하는 식이다.
글쓰기 활용도도 커졌다. 자연어로 요청하면 이메일이나 문자, 문서 초안을 작성하고 이미 작성한 글도 수정할 수 있다.
시리와 이전에 나눈 질문을 다시 확인하는 기능도 생겼다. 전용 시리 앱에서 대화 기록을 찾아볼 수 있고 지원되는 애플 기기 사이에서 대화를 이어갈 수도 있다. 이미지 생성 기능도 강화됐다.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에서는 실사 느낌의 이미지를 만들어 배경화면이나 연락처 포스터 등에 활용할 수 있다.
결국 사용자가 앱마다 들어가 기능을 하나씩 실행하는 대신 “무엇을 해달라”고 요청하면 AI가 필요한 기능을 연결해 처리하는 것이 애플이 그리고 있는 새로운 시리의 모습이다.
주의할 점도 있다. iOS 27을 설치할 수 있다고 모든 아이폰에서 새로운 AI 시리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iOS 27 자체는 아이폰11 이후 모델까지 폭넓게 지원되지만 AI 기능은 더 높은 하드웨어 성능을 요구한다. 새로운 시리 AI를 포함한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은 아이폰15 프로·아이폰15 프로 맥스와 이후 지원 모델을 중심으로 제공된다. 같은 iOS 27을 설치해도 어떤 아이폰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체감하는 변화가 달라지는 셈이다.
개인정보 처리에도 신경 썼다. 가능한 AI 작업은 기기 안에서 처리하고, 더 복잡한 연산이 필요한 경우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국내 이용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어 지원 시점이다. 새로운 시리 AI는 현재 베타 버전으로 제공되며 한국어 지원은 오는 10월로 예정돼 있다.
iOS 27에는 시리 외에도 앱 실행과 사진 로딩 등 성능 개선, ‘리퀴드 글래스’ 디자인의 투명도 조절, 사진·메일·스포트라이트 검색 개선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이번 업데이트의 주인공은 결국 시리다. “시리야, 타이머 10분 맞춰줘” 정도로 사용했던 음성비서가 아이폰 속 정보를 이해하고 원하는 다음 행동까지 처리하는 AI 비서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2년 3개월을 기다린 만큼 실제 사용 환경에서 얼마나 정확하게 ‘말귀’를 알아듣고 일을 대신해줄지가 iOS 27의 진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