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기름과 들기름, 똑같이 보관했다간 둘 다 맛 버린다

가스레인지 옆도 최악의 장소, 최적의 보관 위치는 따로 있었다

사진 : 참기름 비빔밥 / 생성형 이미지
참기름과 들기름은 한국인의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다. 고소한 풍미 덕에 나물 무침부터 비빔밥까지, 용도도 다양해 주방 선반에 나란히 놓인 집이 많다. 하지만 이 두 기름을 같은 곳에 보관하는 습관이 있다면 주의해야 한다.

두 기름은 성분부터 달라 보관법도 완전히 다르다. 익숙한 방식대로 똑같이 다루다가는 한쪽은 향을 잃고, 다른 한쪽은 쉽게 상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의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참기름이 보인다면, 이 기사를 끝까지 읽어볼 필요가 있다.

참기름을 냉장고에 넣으면 안 되는 이유

사진 : 참기름 / unsplash.com
결론부터 말하면 참기름은 냉장 보관이 오히려 독이다. 낮은 온도에 보관하면 기름이 하얗게 굳거나 뿌옇게 변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상한 것은 아니지만, 참기름 특유의 고소한 향과 부드러운 맛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다.
참기름에 더 치명적인 것은 온도보다 빛과 열, 산소다.
사진 : 가스레인지 / unsplash.com
가장 피해야 할 곳은 가스레인지나 인덕션 주변이다. 조리 시 발생하는 열이 그대로 전달돼 산패를 빠르게 진행시킨다. 싱크대 하부장 역시 습기와 열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참기름 보관의 최적 장소는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서늘하고 어두운 찬장 안쪽이다.
사진 : 참기름 / 생성형 이미지
빛을 완벽히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투명한 병에 담긴 참기름이라면 신문지나 쿠킹호일로 병을 감싸두는 것만으로도 산패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애초에 짙은 색 병에 담긴 제품을 고르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들기름은 오히려 냉장 보관이 필수다

반면 들기름은 참기름과 정반대다. 들기름은 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 비율이 매우 높아 산패에 극도로 취약하다. 공기와 빛, 열에 노출되면 순식간에 맛과 향이 변하고 쩐내가 올라온다. 이 때문에 들기름은 개봉 즉시 냉장 보관하는 것이 원칙이다.
사진 : 들기름 / 생성형 이미지
보관 시에는 온도 변화가 잦은 냉장고 문 쪽보다 안쪽 선반에 두는 편이 더 안정적이다. 구매할 때도 유통기한보다 착유 일자를 확인하는 습관이 좋다. 오래전에 짠 기름은 개봉 전이라도 이미 산패가 시작됐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용량 제품보다는 1~2개월 안에 소비할 수 있는 작은 병을 구매하는 것이 가장 좋다.

작은 습관 하나가 기름의 수명을 결정한다

보관 장소만큼 중요한 것이 사용 후 마무리다. 기름을 사용한 뒤 병목에 기름이 묻은 채로 뚜껑을 닫으면, 남은 기름이 공기와 계속 접촉하며 산패를 일으킨다. 이는 쩐내의 시작점이 된다.
사용 후에는 매번 키친타월로 병 입구와 목 부분을 깨끗하게 닦아주는 것이 좋다.

특히 양념이 묻은 숟가락이나 물기 있는 손으로 병을 만지는 습관은 피해야 한다. 음식물이나 수분이 기름에 섞이면 변질 속도는 훨씬 빨라진다. 결국 냉장고에서 당장 꺼내야 할 기름은 참기름이다. 참기름은 서늘한 상온에, 들기름은 냉장고 안쪽에 두는 간단한 원칙만 지켜도 두 기름의 신선한 맛을 더 오래 즐길 수 있다.

장해영 기자 jang99@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