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 이렇게 먹으면 아깝습니다
영양소 제대로 챙기는 법
어렵게 사 온 상추를 고기 옆에 몇 장 올렸다가 남겨 시들게 하기보다는 제대로 먹어보는 건 어떨까. 상추는 칼로리 부담이 적고 수분이 풍부해 다이어트 식단에도 활용하기 좋은 채소다.
상추는 대부분이 수분으로 이뤄져 열량이 낮은 대표적인 채소다. 미국 농무부(USDA) 영양 데이터 기준 생 상추는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00g당 열량이 대략 15~20㎉ 안팎이다.
열량만 낮은 것도 아니다. 비타민 A와 K, 엽산 등이 들어 있고 식이섬유도 섭취할 수 있다. 특히 식사량을 줄이는 다이어트 중이라면 상추의 부피를 활용하기 좋다. 같은 한 접시를 먹더라도 밥이나 면의 양을 줄이고 상추를 넉넉하게 곁들이면 음식의 전체적인 양은 유지하면서 열량 부담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상추만 한가득 먹는 방식은 권할 만하지 않다.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려면 단백질과 적당한 지방을 함께 섭취하는 것이 낫다. 닭가슴살이나 달걀, 두부, 생선 등을 상추와 함께 먹으면 한 끼 식사로 구성하기도 쉬워진다.
상추를 가장 간단하게 먹는 방법은 역시 생으로 먹는 것이다. 가열 과정이 없어 열에 민감한 일부 영양소의 손실을 줄일 수 있고 특유의 아삭한 식감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다만 ‘생으로 먹는다’고 무조건 건강한 것은 아니다. 상추 자체보다 함께 먹는 음식이 중요하다. 삼겹살을 상추에 싸 먹으면서 쌈장과 기름장을 듬뿍 넣는다면 상추를 많이 먹더라도 전체적인 열량과 나트륨 섭취량은 높아질 수 있다.
다이어트 중이라면 상추에 닭가슴살이나 두부, 달걀을 올리고 쌈장은 소량만 사용하는 방식이 간단하다. 현미밥이나 잡곡밥을 한 숟가락보다 적게 넣어 ‘미니 쌈밥’처럼 만들어도 좋다. 밥을 완전히 끊지 않으면서 채소 비중을 자연스럽게 높일 수 있다.
샐러드로 먹을 때는 견과류나 올리브오일을 소량 곁들이는 방법도 있다. 상추에 들어 있는 카로티노이드 계열 영양소는 지방과 함께 섭취하면 체내 흡수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단, 다이어트가 목적이라면 견과류와 오일도 열량이 높은 만큼 많이 넣을 필요는 없다.
상추는 생으로만 먹어야 한다는 생각도 버릴 필요가 있다. 한 봉지를 사 놓고 며칠 지나 잎이 힘을 잃기 시작했다면 볶음이나 국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상추를 볶을 때는 오랜 시간 익히기보다 센 불에서 짧게 조리하는 편이 낫다. 물에 오래 삶거나 장시간 가열하면 수용성 비타민 일부가 조리 과정에서 손실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늘을 살짝 볶은 뒤 상추를 넣어 숨이 죽을 정도로만 빠르게 볶으면 대량으로 남은 상추도 쉽게 소비할 수 있다.
라면이나 국수에 넣을 때도 처음부터 푹 끓이지 않고 불을 끄기 직전에 넣는 방법이 있다. 뜨거운 국물에 금세 숨이 죽기 때문에 오랜 시간 익힐 필요가 없다.
상추가 조금 시들었다고 바로 버릴 필요는 없지만 물러지면서 점액이 생기거나 이상한 냄새가 나는 등 부패 징후가 나타났다면 먹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상추를 한꺼번에 많이 먹고 싶다면 비빔밥도 괜찮은 선택이다. 핵심은 밥과 양념의 양을 바꾸는 것이다.
큰 그릇에 상추를 넉넉하게 잘라 넣고 밥은 평소의 절반 정도만 넣는다. 여기에 달걀이나 두부, 닭가슴살처럼 단백질을 더한다. 고추장은 평소보다 줄이고 식초나 레몬즙 등을 이용해 맛을 보완하면 비교적 가볍게 먹을 수 있다.
상추를 잘게 썰어 달걀과 함께 부치는 ‘상추전’도 가능하다. 다만 건강식으로 먹는다면 밀가루와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방식보다는 달걀 비중을 높이고 기름을 최소화하는 것이 낫다.
결국 비싸게 산 상추를 건강하게 먹는 방법은 특별하지 않다. 생으로 먹을 때는 단백질과 건강한 지방을 적당히 곁들이고, 남았다면 짧게 가열해 버리는 양을 줄이는 것이다. 여기에 밥이나 면 대신 상추의 비중을 늘리면 다이어트 식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폭염과 잦은 비가 이어지는 여름에는 잎채소 가격과 품질이 날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최근 청상추 가격은 한 달 전보다 큰 폭으로 오르지는 않았지만 다른 채소 가격이 출렁이는 만큼 안심하기는 이르다. 장바구니에 어렵게 담은 상추라면 이제 ‘고기 싸 먹는 채소’로만 두지 말자. 한 장도 버리지 않고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이 비싼 채소를 가장 알뜰하고 건강하게 먹는 방법일 수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