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제철 맞은 과일 배, 찜기에 넣었을 뿐인데…

배즙 한 방울까지 지키는 특별한 조리법

사진 : 배숙 / 생성형 이미지
가을이면 으레 아삭하게 깎아 먹던 과일 배. 하지만 27년차 호텔 주방장은 색다른 활용법을 귀띔한다. 바로 찜기에 통째로 쪄내는 방식이다.

복잡한 조리 과정 없이 배 한 알만으로 따뜻한 간식을 만들 수 있다. 배의 속을 파내고 그 안에 생강과 대추, 꿀 등을 채워 넣으면 끝이다.

이 간단한 조리법 하나가 배의 식감과 풍미를 완전히 바꿔 놓는다. 생으로 먹을 때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선사하는 핵심 비결이 여기에 숨어있다.

단단한 배를 골라야 실패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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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배숙의 시작은 좋은 배를 고르는 것에서 출발한다. 처음부터 무른 배를 사용하면 찌는 과정에서 형태가 쉽게 무너질 수 있다. 깨끗하게 씻은 단단한 배의 윗부분을 수평으로 잘라 뚜껑으로 사용하고, 숟가락으로 씨와 심을 중심으로 속을 파낸다.

이때 과육을 너무 얇게 파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껍질로부터 충분한 두께를 남겨 배 자체가 그릇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파낸 과육은 버리지 않고 잘게 썰어 다시 속에 채워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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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공간에는 씨를 뺀 대추와 얇게 썬 생강을 취향껏 넣는다. 꿀을 한두 스푼 더하면 단맛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배 자체의 당도가 높다면 생략해도 무방하다. 재료를 다 채운 뒤 잘라뒀던 뚜껑을 덮으면 모든 준비가 끝난다.

배즙 한 방울까지 지키는 핵심 비법

손질한 배는 찜기에 바로 올리지 않는다. 열에 강한 내열 그릇에 담아 찌는 것이 핵심이다. 배가 익으면서 나오는 달콤한 즙이 찜기 아래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그릇을 사용하면 배 안팎에 고인 즙까지 온전히 맛볼 수 있다.

찜기에는 물을 먼저 끓여 김이 충분히 오르면 배를 담은 그릇을 올린다. 찌는 도중 물이 부족해지지 않도록 확인하고, 보충할 때는 끓는 물을 부어야 조리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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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집에 찜기가 없다면 깊은 냄비에 내열 받침대를 놓고 그 위에 그릇을 올리는 방식으로 대체 가능하다.

찌는 시간보다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조리 시간은 배의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인 크기의 배는 30분에서 45분 정도가 적당하다. 30분이 지난 시점부터 젓가락으로 과육을 찔러보며 익힘 정도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크고 단단한 배는 50분에서 1시간 가까이 걸리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시간을 정확히 맞추는 것보다 배의 상태다. 젓가락이 큰 힘 없이 부드럽게 들어가면서도 껍질이 무너지지 않았다면 가장 알맞게 익은 것이다.

만약 여러 개를 동시에 찐다면 크기가 비슷한 배끼리 조리하는 것이 편하다. 크기가 다르다면 작은 배부터 먼저 익으니 상태를 보고 먼저 꺼내야 지나치게 물러지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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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익은 배는 한 김 식힌 뒤 먹는 것이 안전하다. 안쪽에 고인 뜨거운 즙에 데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부드러운 과육을 숟가락으로 떠서 배즙과 함께 즐기면 된다.

장해영 기자 jang99@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