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은 유통기한이 없다는 말, 절반만 맞는 이유. 하얗게 굳거나 시큼한 냄새가 날 때 대처법은 따로 있다.

순수 벌꿀이라도 보관 상태에 따라 변질될 수 있어 섭취 전 확인은 필수다.

주방 찬장을 정리하다 보면 유통기한이 훌쩍 지난 꿀을 발견하곤 한다. 대부분 고민 없이 쓰레기통으로 향하지만, 꿀은 다른 식품과 다른 특성을 지녔다.

실제로 꿀은 수분 함량이 낮고 당도가 높아 미생물이 번식하기 어려운 환경을 갖췄다. 이런 이유로 보관 상태만 좋다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하지만 모든 꿀이 그렇지는 않다. 제품의 종류와 보관법에 따라 유통기한이 지난 꿀은 버려야 할 수도, 혹은 먹어도 괜찮을 수도 있는 상황이 갈린다.

유통기한보다 보관 상태가 더 중요한 이유

사진 : 꿀 / 생성형 이미지
순수한 벌꿀은 당분 함량이 80%에 달하고 수분 함량은 20% 미만으로 매우 낮다. 이처럼 농축된 당분 환경은 미생물이 생존에 필요한 수분을 빼앗아 증식을 억제하는 삼투압 작용을 일으킨다.

여기에 벌이 꿀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효소와 특유의 산성 성분도 부패를 막는 데 기여한다. 그러나 이는 다른 첨가물이 섞이지 않은 순수 꿀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과일이나 다른 성분이 첨가된 제품은 보관 특성이 전혀 다르다.
사진 : 꿀 / 생성형 이미지
특히 꿀을 덜어낼 때 물기 묻은 숟가락을 사용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외부 수분이 유입되면 꿀의 당도가 희석되면서 효모가 증식해 발효가 일어날 수 있다. 유통기한이 남아있더라도 보관을 잘못했다면 변질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하얗게 굳은 꿀, 버려야 할 신호일까

사진 : 꿀 / 생성형 이미지
꿀을 오래 두면 하얗게 굳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꿀 속 포도당 성분이 낮은 온도에서 결정 형태로 분리되는 자연스러운 물리적 변화다. 상한 것이 아니므로 안심해도 된다.
사진 : 꿀 / 생성형 이미지
오히려 변질을 의심해야 할 신호는 따로 있다. 뚜껑을 열었을 때 시큼한 술 냄새가 나거나, 표면에 거품이 지속적으로 생긴다면 발효가 진행 중이라는 뜻이다. 곰팡이로 보이는 이물질이 생겼을 때도 즉시 폐기해야 한다.

하얗게 굳은 꿀은 45℃ 정도의 미지근한 물에 용기째 담가 천천히 녹이면 원래 상태로 돌아온다. 다만 너무 높은 온도로 가열하면 꿀의 풍미와 일부 영양 성분이 파괴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안전한 꿀 보관, 이것만 기억하면 된다

사진 : 꿀 / unsplash.com
꿀의 품질을 오래 유지하려면 수분과 직사광선을 피하는 것이 핵심이다. 꿀을 뜰 때는 반드시 물기 없는 깨끗한 도구를 사용하고, 사용 후에는 뚜껑을 완전히 밀봉해야 한다.

보관 장소는 서늘하고 건조한 실온이 적합하다. 냉장고에 보관하면 오히려 결정화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제품 포장지에 별도 안내가 없다면 굳이 냉장 보관할 필요는 없다.

다만 꿀은 보툴리누스균 포자가 존재할 수 있어 면역 체계가 미성숙한 만 12개월 미만 영아에게는 절대 먹여서는 안 된다. 오래된 꿀을 무조건 버리기보다, 제품 종류와 보관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이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는 방법이다.

장해영 기자 jang99@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