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택시’ 미국·중국선 이미 돈 내고 탄다
예약도 일반 택시만큼 간단

택시를 호출했는데 운전석에 아무도 없다. 그런데 차는 알아서 신호를 보고 차선을 바꾸며 목적지를 향한다. 이제 이런 장면은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로보택시’가 실제 요금을 받는 이동수단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고, 중동과 한국에서도 상용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유명 관광지 대신 ‘운전자 없는 택시 타보기’를 버킷리스트에 넣어볼 만한 시대가 온 셈이다.
사진=보보택시, 생성형 이미지
■ 로보택시가 뭐길래…이제 ‘실험용 자동차’ 아니다

로보택시는 카메라와 라이다, 레이더 등 각종 센서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스스로 운전하는 자율주행 택시다.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호출하고 목적지를 입력하는 과정은 일반 차량호출 서비스와 비슷하지만 사람이 운전대를 잡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

상용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미국 웨이모는 여러 도시에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완전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 자회사 죽스(Zoox)는 한발 더 나아가 애초에 운전대와 페달조차 없는 전용 로보택시를 개발해 라스베이거스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렇다면 2026년 현재 여행자가 실제 로보택시를 타볼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사진=테슬라 로보택시
① 미국|샌프란시스코부터 라스베이거스까지

로보택시를 가장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여행지는 미국이다. 웨이모는 샌프란시스코와 LA, 피닉스, 마이애미 등 여러 도시에서 일반 승객을 대상으로 완전 자율주행 서비스를 운영한다. 오스틴과 애틀랜타에서는 우버와 연계해 이용할 수 있다.

호출도 어렵지 않다. 샌프란시스코·LA·피닉스 등에서는 스마트폰에 ‘Waymo’ 앱을 내려받고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된다. 탑승 가능한 차량이 잡히면 예상 요금을 확인한 뒤 호출하는 일반 차량호출 앱과 비슷한 방식이다.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죽스도 경험할 수 있다. ‘Zoox’ 앱을 설치해 서비스 지역 안에서 차량을 호출한다. 특히 죽스 차량은 운전석과 운전대, 페달이 없고 최대 4명이 마주 보고 앉는 구조라 미래 자동차를 체험한다는 느낌이 더욱 강하다.
사진=웨이모 로보택시
② 중국|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에서 호출

중국 역시 로보택시를 실제 이동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는 대표 국가다. 포니AI는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 등 중국 4대 1선 도시에서 완전 무인 상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여행자가 이용하려면 ‘PonyPilot(小马智行)’ 앱을 이용하면 된다. 출발지와 목적지가 서비스 구역에 포함되면 로보택시를 호출할 수 있다. 광저우에서는 별도 앱을 설치하지 않고 위챗의 ‘Mobility Services’에서도 완전 무인 차량을 예약할 수 있다.

다만 중국은 도시 전체에서 아무 곳이나 호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베이징이나 상하이에서도 특정 자율주행 서비스 구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 여행 전 운행지역과 시간을 확인하는 편이 좋다.
사진=위라이드 로보택시
③ UAE|두바이 여행 중 우버 불렀더니 ‘무인 택시’

중동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가 빠르다. 두바이에서는 위라이드(WeRide) 로보택시가 상용화됐으며 주메이라와 움 수케임 등 관광객에게 익숙한 지역에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2026년 3월부터는 완전 무인 유료 운행도 시작됐다. 아부다비 역시 야스 아일랜드를 시작으로 완전 무인 로보택시 상업 운행에 들어갔다.

이용법은 여행객에게 가장 친숙하다. 별도의 생소한 앱을 찾을 필요 없이 ‘Uber’ 앱을 열고 서비스 지역에서 ‘Autonomous’ 옵션을 선택해 호출하면 된다.

두바이 여행에서 부르즈 할리파나 사막투어만큼 색다른 경험을 찾는다면 로보택시 탑승 자체가 하나의 여행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사진=현대차
④ 한국|비행기 안 타도 된다…서울 강남서 호출

한국에서도 자율주행 택시를 실제 이용할 수 있다. 서울 강남에서는 평일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심야 자율주행 택시가 운행된다. 2024년 무료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뒤 2026년 4월부터 유료 서비스로 전환됐다.

호출 방법은 간단하다. 운행 시간에 ‘카카오T’ 등 지정 택시 호출 앱에서 출발지와 목적지를 설정하고 자율주행 택시를 선택하면 된다. 다만 현재 강남 서비스는 미국 웨이모나 UAE 일부 지역처럼 차량에 운전자가 전혀 없는 완전 무인 로보택시와는 차이가 있다. 국내는 아직 실증과 단계적 상용화를 확대하는 과정에 가깝다.
사진=죽스 PBV 로보택시
■ 여행 가서 타볼까…출발 전 ‘운행구역’ 확인은 필수

현재 로보택시를 가장 확실하게 체험하고 싶다면 미국이 접근하기 쉽고, 미래적인 여행 경험을 원한다면 중국과 UAE도 선택지가 된다. 한국에서도 자율주행 택시를 경험할 수 있지만 완전 무인화 수준에서는 차이가 있다.

주의할 점도 있다. 로보택시는 아직 일반 택시처럼 도시 어디에서나 잡히는 교통수단이 아니다. 같은 도시 안에서도 운행 가능 구역이 정해져 있고 날씨나 시간, 차량 상황에 따라 호출이 제한될 수 있다. 중국의 경우 앱 사용과 결제 환경이 외국인 여행객에게 다소 번거로울 수도 있다.

그럼에도 변화는 빠르다. 몇 년 전에는 “로보택시를 언제 탈 수 있을까”가 관심사였다면 이제는 “어느 나라로 가면 바로 탈 수 있을까”를 따질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다. 머지않아 해외 공항에 도착해 숙소로 가기 위해 자연스럽게 ‘운전기사 없는 택시’를 호출하는 여행 풍경도 낯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