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A는 창문 없고, 28A도?”
장거리 국제선 좌석 선택의 함정
같은 기종인데 다른 ‘창가석’의 비밀

기내식 먹고 창가에 기대 푹 자면 도착할 줄 알았다. 그런데 눈을 감을 때마다 화장실 문이 열리고, 통로에서는 승객들이 차례를 기다린다. 어렵게 고른 창가석인데 비행 내내 뒤척였다면, 다음 예약에서는 좌석 옆에 무엇이 있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장거리 비행의 편안함은 ‘창가냐 통로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사진=생성형 이미지
■ 잠이 목적이라면 화장실·갤리부터 확인

좌석도를 열면 빈자리보다 먼저 화장실과 갤리 표시를 찾아보자. 갤리는 승무원이 기내식과 음료를 준비하는 공간이다. 가까운 좌석은 승객이나 승무원의 이동, 식사 준비 소리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창가라도 주변이 분주하면 숙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구체적인 예로 ANA 보잉 787-9의 246석 배치를 보면, 27열 뒤에 화장실과 갤리가 있다. 이 배치의 27C·27D·27G처럼 통로에 접한 좌석은 조용한 환경을 원하는 여행객이 주변 동선을 먼저 확인할 만한 자리다. 40열 양쪽 좌석 뒤에도 화장실이 있어 40C·40H 역시 위치를 살펴보는 편이 좋다.

다만 이는 공식 좌석도에 표시된 시설 위치를 바탕으로 한 선택 팁이다. 해당 좌석이 항상 시끄럽거나 잠을 잘 수 없는 자리라는 뜻은 아니다. 화장실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에게는 가까운 위치가 오히려 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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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가인 줄 알았는데 창문이 없는 자리

창가 쪽 좌석을 선택했다고 반드시 바로 옆에 창문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항공기 구조에 따라 창문이 없는 자리가 있다. 풍경을 보거나 창밖을 바라보며 답답함을 달래려는 여행객이라면 특히 확인해야 한다.

ANA 보잉 787-9는 246석 배치의 28A·28K, 215석과 206석 배치의 23A·23K를 창문 없는 좌석으로 안내한다. 같은 항공사, 같은 787-9라도 전체 좌석 수에 따라 확인할 번호가 달라진다.

일본항공(JAL) 보잉 787-9도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한 E92·E91·E71 배치에서 45A·45K·56A·56K를 창문 없는 자리로 표시한다. 창밖 풍경이 좌석 선택의 이유라면 피할 후보지만, 창문이 필요 없는 사람에게까지 불편한 좌석인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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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리 공간 넓다고 무조건 편할까

장거리에서는 비상구석이나 맨 앞줄이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다리 공간과 좌석 사용감은 따로 봐야 한다. 팔걸이가 고정돼 있는지, 등받이 조절에 제한이 있는지 등도 확인할 항목이다.

ANA 787-9의 246석 배치에서는 20열과 28열 전체, 29D·29F·29G의 팔걸이를 움직일 수 없다. JAL 787-9 E92 배치의 45A·45C·45H·45K, 46D·46E·46F·46G도 고정 팔걸이 좌석이다. 넓은 다리 공간을 기대하고 골랐더라도 팔걸이를 올릴 수 없다는 점이 아쉬울 수 있다.

마지막 줄이라고 모두 등받이가 젖혀지지 않는 것도 아니다. JAL은 위 세 가지 787-9 배치에서 ‘등받이 조절 불가’ 좌석을 별도로 표시하지 않는다. ‘맨 뒷줄은 무조건 피하라’는 말보다 실제 좌석도의 제한 표시를 보는 게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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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해야 할 번호보다 내 항공편 배치가 먼저

오래 자고 싶다면 화장실·갤리와 떨어진 창가를 우선 살펴볼 수 있다. 반대로 자주 일어나거나 화장실을 이용한다면 통로석이 편할 수 있다. 남들이 추천하는 명당도 내 비행 습관과 맞지 않으면 불편하다.

예약할 때는 항공사 이름에 더해 기종과 전체 좌석 수를 함께 확인하자. 같은 기종에도 여러 배치가 있고, 출발 전 항공기가 바뀌면 선택한 자리의 조건도 달라질 수 있다. 공동운항편이라면 실제 운항 항공사의 좌석도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장거리 좌석을 고를 때 필요한 것은 ‘절대 앉으면 안 되는 번호’ 하나를 외우는 일이 아니다. 창문 유무, 화장실과 갤리 위치, 팔걸이와 등받이 제한을 확인하는 몇 분이다. 창가 버튼을 누르기 전 좌석도를 조금 더 들여다보면, 도착 후 첫날의 피로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