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메랄드빛 바다를 가로지르는 신비한 경험, 간조 때만 열리는 길의 정체
미끄러운 돌길 걸을 때 ‘이것’ 하나는 꼭 챙겨야 하는 이유
이 길은 특정 시간에만 모습을 드러내는 탓에 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발길을 돌려야 한다. 이곳의 정체는 해녀들의 삶과 깊이 연관되어 있으며, 유네스코가 인정한 문화유산의 현장이기도 하다.
물때, 즉 간조 시간을 정확히 확인해야만 비로소 허락되는 이 길 위에서는 특별한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
하루 두 번, 바다가 길을 여는 이유
김녕해수욕장 인근 봉지동복지회관 해안에 자리한 ‘김녕 떠오르길’이 그 주인공이다. 이 길은 바닷물이 가장 많이 빠지는 간조 전후 약 2시간 동안만 온전히 모습을 드러낸다. 이 외 시간엔 바닷물에 잠겨 흔적조차 찾기 어렵다.본래 이 길은 제주 해녀들이 물질을 위해 바다로 나설 때 이용하던 돌길이었다.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제주 해녀 문화의 살아있는 증거인 셈이다.
“미끄러워요” 방문 전 알아둘 안전 수칙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걷다 보면 자칫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오랜 세월 파도에 씻긴 돌 위에는 이끼가 껴있어 매우 미끄럽다. 방문을 계획한다면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신발 착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특히 아이와 함께라면 반드시 손을 잡고 천천히 이동해야 한다.
사진 촬영 시에도 설치된 안전 손잡이를 잡는 것이 좋다. 별도의 입장료나 주차 요금은 없으며, 101번이나 201번 버스를 이용해 김녕환승정류장에 내리면 도보로 7분 거리에 있다.
바닷길 너머, 김녕이 품은 또 다른 풍경
‘떠오르길’ 탐방을 마쳤다면 바로 옆 김녕해수욕장으로 향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완만한 수심과 고운 백사장이 펼쳐져 있어 잠시 쉬어가기 좋다. 해변 너머로 보이는 거대한 풍력발전기와 빨간 등대는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한다.인근 김녕항 역시 빼놓을 수 없다. 1958년 방파제 공사를 시작으로 국가어항의 기틀을 닦은 이곳은 조용한 어촌 마을의 정취를 느끼게 해준다.
지역 자료에 따르면 ‘김녕’이라는 지명은 주민들이 ‘짐녕개’라 부르던 포구 주변에 마을이 형성된 것에서 유래했다. 시간에 맞춰 찾아가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지만, 그만큼 잊지 못할 경험을 안겨주는 곳이다.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