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주산지, 300년 넘게 물 품었다
주차장·소요시간·입장료는?

사진=생성형 이미지
해가 뜨기 전 경북 청송의 산길을 따라 걷다 보면 조금 낯선 풍경과 마주친다. 잔잔한 물 한가운데 굵은 나무들이 뿌리를 내린 채 서 있고, 운이 좋은 날에는 그 사이로 하얀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멀리 해외의 비경처럼 보이지만 이곳은 주왕산국립공원에 자리한 ‘주산지’다. 300년 넘게 한자리를 지킨 저수지와 물속 왕버들이 만들어낸 풍경 덕분에 특히 이른 아침 사진가들이 찾는 청송의 대표 명소다.
사진=청송군청
■ 1721년 완성된 저수지…300년 넘게 물 품었다

주산지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호수가 아니다. 조선 경종 원년인 1720년 8월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공사를 시작해 이듬해인 1721년 10월 완성한 저수지다. 3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같은 자리를 지켜온 셈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오랜 가뭄에도 자연적으로 바닥을 드러낸 적이 없는 곳으로 소개하고 있다.

주산지를 유명하게 만든 주인공은 물속에 뿌리를 둔 왕버들이다. 수령 150년 이상 된 것으로 알려진 나무들이 물 위로 몸을 드러내는데, 수위가 높을 때 보면 마치 나무가 저수지 한가운데서 자라는 것처럼 보인다. 2013년에는 주산지와 주변 경관의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지정문화유산 명승으로 지정됐다.

다만 ‘300년 동안 한 번도 물을 뺀 적이 없다’는 식의 설명은 주의해야 한다. 자연적인 가뭄으로 바닥이 드러난 적이 없다는 설명과 달리 제방 공사 등을 위해 인위적으로 물을 뺀 기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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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에도 예쁘지만 새벽에 찾는 이유

주산지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시간’이 중요하다. 가장 유명한 풍경은 물안개와 왕버들이 함께 만드는 이른 아침 모습이다. 밤사이 차가워진 공기와 상대적으로 따뜻한 수면이 만나는 조건이 맞으면 물 위로 안개가 피어오르고, 바람까지 잔잔하면 왕버들이 수면에 거울처럼 비친다.

그렇다고 새벽에 가면 언제나 물안개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온과 습도, 바람 등 날씨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물안개를 놓쳤더라도 아침 시간에는 비교적 잔잔한 수면과 숲을 함께 감상하기 좋다.

9월은 한여름의 짙은 녹음에서 가을 풍경으로 넘어가는 시기다. 이후 단풍철이 되면 초록빛 왕버들과 붉고 노란 산의 색이 겹치면서 분위기가 또 한 번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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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장료 0원…주차하고 가볍게 걸어간다

접근도 어렵지 않다. 주산지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완만한 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면 된다. 주차장에서 저수지까지는 약 10분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왕버들을 구경하고 사진을 찍으며 천천히 돌아보는 일정이라면 전체 1시간~1시간 30분 정도 잡으면 여유롭다. 별도의 관람료는 없다.

9월 현재 주산지 주차장도 이용할 수 있다. 국립공원공단 역시 주산지 주차장을 탐방 프로그램 집결 장소로 안내하고 있다. 다만 주산지 인근 절골~가메봉처럼 별도로 운영되는 탐방로는 입산 마감시간과 예약제가 적용될 수 있으므로 주산지 관람과 혼동하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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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버들 보려면 전망 지점에서…물가 진입은 피해야

9월 현재 주산지 왕버들은 여전히 이곳을 대표하는 핵심 볼거리다. 다만 나무를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물가로 내려가거나 왕버들에 직접 접근하는 행동은 피하고 지정된 탐방로와 전망 지점에서 감상하는 것이 좋다.

주소는 경북 청송군 주왕산면 주산지리 일대다. 주왕산까지 여행한다면 두 곳을 묶기도 좋다. 특히 긴 등산이 부담스럽지만 청송다운 자연 풍경은 놓치고 싶지 않은 여행자에게 주산지는 비교적 가볍게 들르기 좋은 선택지다.

300년 된 저수지와 150년 넘은 왕버들, 그리고 새벽 물안개. 화려한 시설 하나 없이 ‘물과 나무’만으로 사람들이 이른 아침부터 카메라를 들게 만드는 곳이다. 주산지가 사계절 사진가들의 발길을 붙잡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