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풍 사진 명소로만 알았던 메타세쿼이아 터널의 숨겨진 역사
산림청 ‘100대 명품숲’에 선정된 이곳, 단순한 공원이 아니었다
가을이 되면 붉게 물든 터널 사진으로 SNS를 장식하는 명소가 있다. 전남 나주에 위치한 메타세쿼이아 길이 바로 그곳이다. 매년 수많은 방문객이 ‘인생 사진’을 남기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하지만 이 화려한 풍경 뒤에는 100년에 걸친 묵직한 시간이 숨어있다. 이곳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국가 임업 연구의 역사를 품은 시험림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산림청이 ‘대한민국 100대 명품숲’으로 선정한 이곳의 가치는 사진 한 장에 담기는 것 이상이다. 아름다운 터널이 조성된 배경에는 의외의 목적이 있었다.
사진 촬영지가 아닌 연구 기지로 시작됐다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이 길은 처음부터 관광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 아니었다. 이곳의 모태는 1922년 광주에서 시작된 임업종묘포장이다. 한 세기 넘게 한반도 기후에 맞는 수목을 연구해 온 국가적 시험림 기지였던 셈이다.현재의 메타세쿼이아 길은 1975년 연구소가 나주로 이전한 뒤, 1977년 가로수용 시험 식재 및 증식 연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연 30만 명이 찾는 명품숲의 가치는 무료다
시험림으로 시작된 공간은 이제 연간 약 30만 명이 방문하는 지역 대표 생태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연구원 부지에는 메타세쿼이아뿐 아니라 약 1,000종의 다양한 난대수종이 보존 관리되고 있다.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2023년 산림청 주관 ‘대한민국 100대 명품숲’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놀라운 점은 이 모든 것을 누리는 데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관광공사 공식 정보에 따르면 입장료와 주차 요금은 모두 무료다. ‘이번 주말엔 어디 갈까’ 고민하는 가족에게는 더없이 좋은 선택지다.
총 400m에 이르는 메타세쿼이아 터널 산책로는 사계절 내내 다른 매력을 뽐낸다.
단순히 걷는 것 외에도 유아숲교육, 숲해설 등 전문적인 산림 복지 프로그램도 사전 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하절기(3~10월)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절기(11~2월)는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별도 휴무일 없이 연중무휴로 개방돼 언제든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다.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