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리단길만 걷다 돌아왔다면”
경주 여행에 더할 새로운 이동법

여행지에서 지도를 켰는데 다음 목적지까지 걸어서 25분. 못 걸을 거리는 아니지만, 이미 오전 내내 돌아다닌 뒤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택시를 부르자니 짧은 거리가 아깝고, 버스를 기다리자니 시간이 애매하다. 이럴 때 전동킥보드는 여행의 빈틈을 메우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대중교통으로 여행지에 도착한 뒤 필요한 구간만 짧게 이동하고, 구경할 곳에서는 내려서 걷는 방식이다. 킥보드를 하루 종일 타기보다 반나절 일정에 조금씩 섞는 여행이다.
사진=생성형 이미지
■ 멀리 달리기보다, 애매한 거리를 연결하기

킥보드 여행을 계획할 때는 이동거리보다 동선을 먼저 보는 것이 좋다. 지도에 찍힌 명소를 모두 연결하려고 하면 오히려 일정이 복잡해진다. 식사할 곳과 구경할 곳, 쉬어갈 카페 정도를 골라 한 지역 안에서 움직이는 편이 반나절 여행에 어울린다.

출발점과 도착점 사이에 주행할 수 있는 길이 이어지는지도 중요하다. 지도상으로 가까워 보여도 계단이나 보행 전용 구간이 있으면 킥보드가 짐처럼 느껴질 수 있다. 공유 킥보드는 목적지에서 반납할 수 있는지, 매장에서 빌리는 기기는 어디로 돌아와야 하는지까지 살펴야 한다.

동선이 맞는다면 이동할 때는 짧게 타고, 골목과 관광지에서는 천천히 걷는다. 킥보드는 다음 장소까지 데려다주는 역할을 맡고, 여행의 재미는 도착한 뒤 즐기는 셈이다.
사진=보문관광단지
■ 경주 보문에서는 대여부터 시작하는 반나절

구체적인 목적지를 찾는다면 경주 보문 일대를 후보로 삼을 만하다. 보문 지역에는 전기자전거와 전동킥보드 대여 상품이 안내돼 있어 개인 기기를 가져가지 않고도 이용을 계획할 수 있다. 다만 호수 주변 모든 길을 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대여할 때 주행 가능한 구간을 확인해야 한다.

반나절 코스는 보문 일대에 도착해 대여 안내를 듣는 것으로 시작한다. 허용된 구간에서 짧게 이용한 뒤 기기를 반납하고, 보문호 주변을 걸으며 풍경을 즐기는 흐름이다. 마지막에는 카페나 식당에서 쉬어가면 된다. 반납을 먼저 마치면 남은 시간에는 시계를 덜 의식하며 움직일 수 있다.

호수를 한 바퀴 완주하겠다는 목표보다 이동 체험과 산책을 함께 즐기는 데 의미를 두자. 사진을 찍고 싶은 순간에는 안전한 곳에 정차한 뒤 내려서 풍경을 담는다.
사진=한국관광공사
■ 황리단길에서는 내려서 골목 구경

경주 시내를 선택한다면 황리단길과 대릉원, 첨성대를 묶는 도보 나들이도 좋다. 경주시 관광 안내에서도 함께 둘러볼 수 있는 인근 명소로 소개하는 곳들이다. 킥보드는 허용된 길에서 접근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관광지 관람은 걷는 일정으로 잡는 편이 자연스럽다.

황리단길에서는 골목의 가게를 살펴보고 마음에 드는 식당에 들어가 보자. 식사 뒤에는 대릉원이나 첨성대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식이다. 반나절이라면 보문과 시내를 모두 넣기보다 한 지역을 골

작은 가게의 진열장이나 담장 너머 풍경은 빠르게 지나갈 때보다 걸을 때 눈에 들어온다. 걷는 시간을 충분히 남겨두는 것도 킥보드 여행을 즐기는 방법이다.
사진=생성형 이미지
■ 10분씩 두 번 타면 얼마? 예상 비용 따져보기

공유 킥보드는 잠금 해제료에 이용시간이나 이동거리에 따른 요금이 더해지는 방식이 있다. 지쿠는 분당 요금제와 거리 우선 요금제를 안내한 바 있어, 같은 시간을 타더라도 선택한 방식에 따라 비용이 달라질 수 있다.

예산을 계산하는 예로 잠금 해제료 1,000원, 분당 요금 180원을 가정하면 10분 이용료는 2,800원, 20분은 4,600원이다. 10분씩 두 번 타면서 매번 잠금 해제료를 낸다면 총 5,600원이 된다. 이는 특정 지역의 확정 요금이 아닌 계산 예시이며, 실제 금액은 이용 전 앱에 표시된 요금으로 계산해야 한다.

이 조건이라면 짧은 이동 두 번에 1인당 약 6,000원을 잡는 셈이다. 두 사람이 각자 한 대씩 이용하면 약 1만2,000원이므로, 함께 이동할 때는 택시 예상 요금과 비교해볼 만하다. 관광지 매장 대여는 시간 단위 상품 가격을 따로 확인해야 하며, 가족형 전동차 요금을 1인용 킥보드 가격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전동킥보드는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 이상의 운전면허와 안전모가 필요하고, 한 대에 두 사람이 탈 수 없다. 보도에서는 주행하지 않으며 일반 횡단보도에서는 내려서 끌고 건너야 한다.

긴 이동은 대중교통에 맡기고, 짧은 구간은 타고, 마음에 드는 장소에서는 걷는다. 필요한 순간에만 킥보드를 더하면 이동비와 시간을 따져가며 자신에게 맞는 반나절 여행을 만들 수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