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근교 가을 나들이
용인 에버랜드에서 즐기는 호러 체험

“나 이런 거 하나도 안 무서워.” 입장 전에는 누구나 자신만만하다. 하지만 조명이 어두워지고 어디선가 낯선 발소리가 들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앞장서겠다던 친구는 어느새 뒤로 물러나고, 가장 겁 많다던 친구가 출구를 찾는다. 단풍길을 걷고 예쁜 카페에 들르는 여행도 좋지만, 이번 가을에는 함께 비명을 지르고 한참 웃을 수 있는 공포 체험으로 주말을 채워보면 어떨까.
사진=생성형 이미지
■ 구경하는 공포에서 직접 들어가는 공포로

경기 용인 에버랜드의 호러 테마존 ‘블러드시티 제로’는 올해 가을 공포 체험을 찾는 이들이 눈여겨볼 만한 곳이다. 공식 발표에 따르면 9월 12일부터 11월 22일까지 운영하며, 관람객이 공간 안에서 직접 움직이는 몰입형 체험을 선보인다. 영화감독 이석훈과 협업해 호러 영화 속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공포 영화를 볼 때는 무서운 장면에서 잠시 눈을 가리면 된다. 반면 직접 공간을 걷는 체험에서는 다음 모퉁이에 무엇이 있을지 알 수 없다. 화면 밖에서 구경하던 사람이 이야기 속 등장인물이 되는 셈이다.

친구끼리 찾으면 이런 긴장감이 또 다른 재미가 된다. 누가 먼저 놀랐는지, 누가 끝까지 태연했는지 체험이 끝난 뒤에도 할 이야기가 남는다. 사진만으로는 다 담기지 않는 반응이 그날 여행의 기억을 만든다.
사진=에버랜드
■ 낮에는 놀이공원, 저녁에는 오싹한 분위기

공포 체험 하나만 보고 먼 길을 나서기 아쉽다면 낮과 저녁의 일정을 나눠보자. 낮에는 원하는 놀이시설이나 정원을 둘러보고, 호러 프로그램 운영 시간에 맞춰 이동하는 방식이다. 처음부터 모든 시간을 대기 줄에 쓰기보다 꼭 하고 싶은 체험을 먼저 정해두면 하루가 덜 분주하다.

공포에 강한 친구와 약한 친구가 함께라면 취향을 맞추는 과정도 필요하다. 모두가 가장 무서운 체험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 분위기를 즐기며 사진을 찍을 사람과 적극적으로 체험할 사람이 각자 원하는 시간을 보내고 다시 만나는 방법도 있다.

에버랜드는 올해 호러 분위기를 살린 먹거리와 굿즈, 분장 체험도 함께 선보인다고 밝혔다. 무서운 체험에 오래 머물기 부담스럽다면 이런 요소로 가을 나들이의 기분을 더해도 좋다.
사진=tvN
■ 멀리 떠나기 어렵다면 도심 공포 방탈출

하루를 통째로 비우기 어렵다면 도심의 공포 테마 방탈출을 중심으로 반나절 코스를 짜는 방법도 있다. 친구들과 식사를 하고 예약 시간에 맞춰 체험한 뒤, 카페에서 서로의 반응을 이야기하는 정도면 일정이 완성된다.

방탈출은 같은 공포 테마라도 체험 방식이 다르다. 어두운 분위기와 효과음으로 긴장감을 만드는 곳이 있는가 하면, 등장인물이나 장치를 활용하는 곳도 있다. 예약 전에는 문제 난도와 공포도를 따로 살펴보는 편이 좋다. 문제를 잘 푸는 것과 무서운 상황을 잘 견디는 것은 별개의 능력이기 때문이다.

친구들에게는 무섭지 않다고 큰소리쳤더라도 예약 화면에서는 솔직해지는 편이 낫다. 일행 모두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를 골라야 끝난 뒤 웃으며 다음 약속을 잡을 수 있다.
사진=에버랜드
■ 핼러윈 당일보다 중요한 것은 예약과 귀가 시간

올해 핼러윈인 10월 31일은 토요일이다. 당일에 맞춰 떠나는 것도 좋지만, 시즌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다른 주말을 선택하는 방법도 있다. 날짜를 정했다면 공식 홈페이지에서 해당일 운영 여부와 체험 시간, 이용 연령을 먼저 확인하자.

예산을 짤 때는 입장권에 원하는 체험이 포함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별도 예약이나 추가 결제가 필요한 프로그램인지 확인하면 현장에서 일정을 다시 짜는 수고를 줄일 수 있다. 저녁까지 머무를 계획이라면 돌아오는 교통편과 막차 시간도 함께 확인해두면 좋다.

체험 중에는 현장 안내에 따라 움직이고 촬영이 가능한 구역에서만 사진을 남기자. 꼭 가장 무서운 코스를 완주해야 즐거운 여행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입구에서 나눈 허세, 서로를 찾던 목소리, 밖으로 나온 뒤 터지는 웃음만으로도 이번 주말은 평소와 다른 하루가 될 수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