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대나무 산지인 줄 알았더니… 지리산 자락에 숨겨진 보물 코스

푸른 차밭부터 영호남 잇던 옛 장터까지, 가족 여행지로 제격인 이유

반달가슴곰과 독수리를 재현한 생태전시실.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홈페이지


최근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쌍둥이 아기 판다 루이바오와 후이바오. 이들이 즐겨 먹는다는 ‘설죽’의 산지가 경남 하동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판다의 먹이가 자라는 곳으로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곳은 지리산 자락과 섬진강 물길이 만나 빚어낸 독특한 자연과 유서 깊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공간이다. 푸른 차밭과 정겨운 장터, 지리산의 생태를 담은 과학관까지 품고 있는 하동 화개골의 진짜 매력이 드러난다.

판다 자매가 반한 대나무는 차밭에 있었다

낫으로 설죽을 베어 어깨에 메는 송영관 사육사.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홈페이지


화개천 변 산비탈에 자리한 정금마을은 전통 다원 마을이다. 이곳의 풍경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등고선 형태로 일군 차밭과 그 사이를 채운 대나무 숲의 조화다.

이 골짜기는 안개가 잦고 일교차가 커 차나무가 자라기 좋은 환경을 갖췄다. 비탈면을 따라 수평으로 밭을 일군 방식은 빗물에 흙이 쓸려 나가는 것을 막는 조상의 지혜다. 바로 이 차밭과 숲 사이에서 루이바오와 후이바오가 즐겨 먹는 부드럽고 단맛 도는 설죽이 자생한다.

마을 위 정금정에 오르면 화개동천 골짜기와 차밭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주변에는 은은한 차를 맛볼 수 있는 찻집이나 천년고찰 쌍계사도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나무 그늘이 드리운 야외 피크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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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정기 받으며 쉬어가는 특별한 공간들

굳이 힘든 등반을 하지 않아도 지리산의 매력을 경험할 방법이 있다. 국립공원 입구의 화개탐방안내소는 산의 생태와 지형을 살펴보고 쉬어갈 수 있는 종합 안내 공간이다.
1층에는 지리산 능선 모형과 천왕봉 정상석이 재현돼 있고, 2층에서는 불일폭포 영상을 보며 빈백에 기대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화개천을 따라 섬진강 쪽으로 내려오면 지리산생태과학관이 나타난다. 어른 기준 입장료 1,000원으로 지리산의 동식물을 만나는 체험형 전시관이다. 멸종위기종인 반달가슴곰을 비롯해 삵, 담비 등 야생동물 박제를 실감 나게 전시했다. 온 가족이 함께 방문해 자연을 배우기에 부족함이 없다.

“자연과 시간이 시작되는 곳”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지리산국립공원 화개탐방안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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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물산이 모이던 영호남의 중심, 화개장터

경상도와 전라도의 경계에 자리한 화개장터는 영호남 상인들이 물산을 교류하던 역사 깊은 시장이다. 김동리 소설 〈역마〉의 배경이자 가수 조영남의 노래로도 널리 알려졌다.

과거 전국에서 손꼽히던 장터의 명성은 지금도 이어진다. 현재는 연중 문을 여는 관광형 시장으로 운영되며 활기가 넘친다. 좌판마다 헛개나무, 상황버섯 같은 약초와 하동 녹차, 재첩 등이 가득하다.

차밭을 배경으로 앉은 루이·후이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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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 골목 식당에서는 시원한 재첩국과 참게탕을 맛볼 수 있다. 판다의 흔적은 이곳에서도 찾을 수 있는데, 관광안내소 앞 보부상 복장을 한 판다 모형이 방문객을 맞는다.

섬진강 언덕에 자리한 지리산생태과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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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십리벚꽃길을 재현한 통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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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판을 가득 채운 산나물과 약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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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내려다본 정금정과 차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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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내려다본 화개장터와 섬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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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