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다 가는 유럽 명소? 현지인들은 대신 ‘이곳’ 간다... 예약 전 꼭 확인! 현지인들이 찾는 ‘진짜’ 여행지 10선

프라하 대신 체스키크룸로프, 산토리니 대신 밀로스? 식상한 코스를 벗어나 만족도를 200% 높여줄 유럽 대안 여행지

파리의 에펠탑, 산토리니의 절벽 위 하얀 마을. 유럽 여행을 상징하는 이 풍경들은 수많은 여행자의 버킷리스트에 올라 있다. 이들 명소가 지닌 가치는 분명하지만, 때로는 상상과 다른 현실에 부딪히기도 한다.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몰려 발생하는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 현상은 이제 해당 도시의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현지인들은 급등하는 물가와 소음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여행객들은 인파에 쫓겨 온전한 감동을 느끼기 어려운 실정이다.

진정으로 의미 있는 여행을 갈망하는 이들 사이에서, 익숙한 관광 코스를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대안 여행지’는 북적임을 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유럽 문화의 깊고 진솔한 속살을 경험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더 똑똑하고 의미 있는 여행을 위한 전략성공적인 유럽 여행을 위해서는 몇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먼저, 인파가 몰리는 여름 성수기 대신 비교적 한산한 봄·가을에 떠나는 것이 여유를 확보하는 첫걸음이다. 여행 정보는 유명 플랫폼보다 현지인이 직접 운영하는 블로그나 SNS를 참고하면 ‘아는 사람만 아는’ 명소를 발견할 확률이 높다.

비용 절감과 현지 경험을 동시에 잡는 방법도 있다. 숙소는 도심 중심가에서 한 걸음 벗어난 인근 소도시에 잡는 것이 좋고, 이동은 지역 기차나 버스를 이용하면 예상치 못한 작은 마을과 조우하는 행운을 누릴 수도 있다. 또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중에서도 비교적 덜 알려진 곳을 방문하거나, SNS에서 생소한 지역명의 해시태그를 검색하는 것도 숨겨진 매력을 찾는 좋은 방법이다.[기획] 유럽의 또 다른 얼굴: 대안 여행지 10선1. 프라하 대신, 더 깊은 낭만의 ‘체스키크룸로프’동유럽 낭만의 대명사 프라하는 명성만큼이나 전 세계 관광객으로 늘 활기가 넘친다. 하지만 구시가지 광장과 카를교 등 핵심 명소는 성수기가 아니더라도 인파 속에서 움직여야 할 때가 많으며, 중심가 물가 또한 예전 같지 않다는 평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프라하 남쪽의 체스키크룸로프가 떠오른다. 블타바강이 마을을 ‘S’자로 휘감아 도는 이곳은 마치 동화 속에 들어온 듯한 풍경을 자랑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시가지는 붉은 지붕과 파스텔톤 건물, 고풍스러운 자갈길이 어우러져, 프라하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고즈넉한 중세의 정취를 만끽하기에 완벽한 선택지다.2. 잘츠부르크 너머, 예술과 미식의 도시 ‘그라츠’모차르트의 고향이자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인 잘츠부르크는 클래식한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다. 다만 도시 규모가 작아 성수기에는 다소 혼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꼽힌다. 오스트리아 제2의 도시 그라츠는 ‘디자인과 미식’이라는 또 다른 매력을 뽐낸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전 건축물과 현대적 디자인의 쿤스트하우스가 독특한 조화를 이루며, 젊은 에너지와 수준 높은 미식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3. 암스테르담과 다른 여유, 운하 도시 ‘위트레흐트’자유로운 분위기의 암스테르담은 운하와 자전거로 대표되지만, 그 인기 탓에 중심가는 늘 북적인다. ‘작은 암스테르담’으로 불리는 위트레흐트는 비슷한 매력을 지녔으면서도 훨씬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자랑한다. 특히 강가의 옛 창고를 개조한 ‘워프 셀러’ 카페와 레스토랑은 위트레흐트만의 독특한 운치를 더하며 진정한 네덜란드의 로컬 매력을 선사한다.

4. 인터라켄의 스릴 대신, 평온한 자연 ‘아펜첼’융프라우로 향하는 관문이자 액티비티의 중심지 인터라켄은 스릴을 원하는 이들에게 최고의 장소다. 그러나 전 세계 여행객이 몰리는 만큼 높은 활동 비용과 상업적인 분위기는 감수해야 한다. 스위스 북동부의 아펜첼은 스위스의 가장 전통적인 매력이 잘 보존된 곳이다. 푸른 초원과 알프스 봉우리가 어우러진 그림 같은 풍경 속에서 즐기는 평화로운 하이킹과 치즈 양조장 방문은 소박하지만 진정한 스위스를 경험하게 한다.

5. 파리 너머, 미식의 깊이를 품은 ‘리옹’예술과 낭만의 도시 파리는 명실상부 최고의 여행지지만, 주요 명소에서의 끝없는 대기 줄은 여행의 피로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프랑스 미식의 수도 리옹은 파리의 화려함 대신 깊이 있는 맛과 역사를 품고 있다. 세계적인 미슐랭 레스토랑부터 전통 식당 ‘부숑’까지 미식의 천국이며, 르네상스 시대의 구시가지와 비밀 통로 ‘트라불’ 탐험은 색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6. 블루라군 다음엔, 대자연의 온천 ‘뮈바튼 네이처 바스’아이슬란드를 대표하는 블루라군은 높은 가격과 예약의 어려움으로 문턱이 높아졌다. 잘 꾸며진 스파의 느낌이 강해 자연 그대로를 기대했다면 아쉬울 수 있다. 아이슬란드 북부의 뮈바튼 네이처 바스는 훨씬 저렴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자연 온천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경이로운 화산 지대를 감상하며 즐기는 온천욕은 아이슬란드의 대자연과 온전히 하나 되는 시간을 선물한다.

7. 부다페스트만큼 빛나는 문화 도시, ‘페치’아름다운 야경으로 유명한 부다페스트는 최근 몇 년간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중심가가 항상 관광객으로 붐빈다. 헝가리 남부의 페치는 2000년의 역사를 간직한 문화의 중심지다. 로마 유적부터 오스만 제국의 모스크까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며, 활기찬 예술 현장과 인근 빌라니 와인 산지의 훌륭한 와인을 함께 즐길 수 있다.

8. 베네치아의 또 다른 낭만, 미식 도시 ‘볼로냐’물의 도시 베네치아는 두말할 필요 없는 낭만의 상징이지만, 과잉 관광으로 인해 그 감흥을 오롯이 느끼기 어려울 때가 많다. ‘미식의 도시’ 볼로냐는 활기가 넘치는 대안이다.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 위치해 젊음이 가득하고, 볼로네제 파스타의 원조를 비롯한 최고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도시 전체를 덮은 붉은 아케이드 ‘포르티코’는 볼로냐만의 독특한 매력이다.

9. 산토리니 ‘인생샷’ 그 다음, 신비의 섬 ‘밀로스’SNS를 장식하는 산토리니의 풍경은 완벽한 사진을 남기기에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유명세 탓에 일몰 명소는 늘 경쟁이 치열하며, 높은 물가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비너스’ 조각상이 발견된 밀로스 섬은 산토리니 못지않은 극적인 화산 지형과 아름다운 해변을 자랑한다. 훨씬 조용하고 상업화되지 않아 평화로운 휴양을 즐기기에 완벽하며, 달 표면 같은 사라키니코 해변은 초현실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10. 로마의 역사와는 다른, 날것의 이탈리아 ‘나폴리’영원의 도시 로마는 위대한 유적을 품고 있지만, 엄청난 인파로 인해 차분한 감상이 쉽지 않다. ‘나폴리를 보고 죽어라’는 속담처럼 강렬한 매력을 지닌 나폴리는 날것 그대로의 이탈리아를 보여준다. 세계 최고 피자의 발상지답게 저렴하고 맛있는 음식이 넘쳐나며, 정제되지 않았지만 생동감 넘치는 이탈리아의 심장을 느낄 수 있다.

여행의 본질을 찾아서유럽 여행이 반드시 긴 줄과 인파와의 싸움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익숙한 대도시 너머로 시선을 넓히면, 진정한 현지 문화를 체험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 열린다.

다음 여행을 계획할 때, 당신의 지도에 새로운 목적지를 추가해보는 것은 어떨까. 북적임을 벗어나 아직 대중 관광에 의해 훼손되지 않은 매력적인 마을과 평화로운 해변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여행은 의미 있는 연결과 문화적 이해, 그리고 개인적 성장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유럽의 다채로운 얼굴을 탐험하는 것은 더 책임감 있게 여행하며, 평범한 스냅 사진보다 훨씬 풍부한 이야기를 가지고 돌아오는 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