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신혼여행 현실로! 달 호텔 예약 접수
“2032년 첫 투숙객 맞는다”
숙박비 1000만 달러 전망
■ 2032년 달 호텔 목표…보증금 내면 예약 자격 확보
미국 우주 전문 매체 아스테크니카와 스페이스닷컴 등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우주 스타트업 ‘GRU 스페이스(GRU Space)’는 2032년 달 호텔 개장을 목표로 투숙 예약 신청을 받겠다고 밝혔다. 예약을 원하는 고객은 25만~100만 달러(약 3억6000만~14억7000만 원)의 보증금을 지불하면 달 여행 참여 자격을 확보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이 보증금이 일종의 ‘우선 예약권’ 성격이며, 실제 숙박 비용은 향후 확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GRU 스페이스는 2025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 졸업생인 스카일러 챈이 설립한 기업이다. 비교적 젊은 스타트업이지만, 스페이스X와 안두릴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회사명에 포함된 ‘GRU’는 ‘은하 자원 활용(Galactic Resource Utilization)’의 약자로, 우주 현지 자원을 이용해 인간이 장기 체류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담고 있다.
GRU 스페이스가 구상하는 달 호텔은 단순한 관광용 숙소를 넘어선다. 초기 단계에서는 지구에서 제작한 공기 주입식 팽창 구조물을 달 표면으로 운송한 뒤, 현지에서 부풀려 사용하는 방식이다. 완성된 호텔은 완전한 생명 유지 시스템을 갖추고, 동시에 최대 4명의 투숙객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회사 측은 해당 구조물이 최소 10년 이상 달의 극한 환경을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된다고 설명했다.
호텔 건설에 앞서 GRU 스페이스는 2029년 상업용 달 착륙선을 통해 10kg 규모의 탑재체를 달 표면에 보내는 시험 임무를 계획하고 있다. 이 임무를 통해 팽창식 구조물 소재의 내구성을 검증하고, 달 표토를 활용해 지오폴리머 벽돌을 만드는 기술을 시험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달에서 만든 벽돌로 호텔 외부에 견고한 외피를 구축해 방사선과 미세 운석으로부터 투숙객을 보호한다는 구상이다.
■ 2026년 검토·2029년 착공…숙박비 1000만 달러 예상
회사 측이 제시한 일정에 따르면, 2026년까지 예약 신청 검토를 마친 뒤 2027년에는 임무 역할과 달 체류를 위한 비공개 경매를 진행한다. 이후 2029년 첫 건설용 탑재체를 달에 착륙시키고, 2031년까지 서식지와 건설 시스템을 구축한 뒤 2032년 첫 투숙객을 맞는 것이 목표다. 다만 실제 일정은 규제 승인과 기술 개발 속도에 따라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달 호텔의 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GRU 스페이스는 최종 숙박 비용이 1인당 1000만 달러(약 147억 원)를 넘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초기 고객층으로는 상업용 우주 비행 경험이 있는 인사나, ‘우주 신혼여행’을 꿈꾸는 부유하고 모험심 강한 커플 등이 거론된다. 투숙 희망자는 안전한 우주 여행이 가능함을 증명하기 위해 의료·재정·개인 신상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이 같은 계획을 두고 회의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향후 달 관광이 본격화될 경우, 스페이스X의 스타십 같은 우주선 자체가 숙박 공간과 생명 유지 시스템을 갖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스카일러 챈 창업자는 “우주선은 달까지 사람을 데려다주는 운송 수단일 뿐”이라며 “사람들이 머물 가치가 있는 목적지와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챈은 또 “북미 대륙에 처음 도착한 사람들도 배에서 계속 살 수는 없었다”며 “결국 도로와 건물, 사무실을 지어야 문명이 확장될 수 있었듯, 인류가 달과 화성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거주 인프라 건설이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가 단순한 관광 상품이 아니라, 달 경제 형성과 인류의 행성 간 생활을 여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 호텔 계획이 실제로 실현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예약 접수라는 구체적인 단계에 들어섰다는 점에서, ‘달에서의 하룻밤’은 더 이상 공상과학 소설 속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주 관광의 다음 장이 어디까지 현실이 될지, 전 세계의 시선이 달을 향하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