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첫 여행이라면 여기부터
델리·아그라·자이푸르 ‘필수 코스’
인도의 수도 델리는 골든 트라이앵글의 출발점이다. 한국에서 인도를 찾는 여행자에게도 주요 관문 역할을 한다. 처음 도착하면 수많은 차량과 사람, 경적 소리 때문에 정신이 없을 수 있어 첫날부터 지나치게 많은 일정을 잡기보다는 여유롭게 움직이는 편이 낫다.
대표적인 명소 가운데 하나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후마윤 묘지다. 1570년 완성된 인도 최초의 대규모 정원식 묘지로, 붉은 사암과 흰색 대리석이 어우러진 무굴 건축을 볼 수 있다. 이후 타지마할을 비롯한 무굴 건축에도 영향을 준 곳으로 평가된다.
델리에서는 이동 방식도 중요하다. 여행 초반에는 거리에서 즉석으로 차량을 잡기보다 앱 기반 차량 호출 서비스나 숙소에서 연결한 차량 등을 활용하면 목적지와 요금을 두고 실랑이를 벌일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오토릭샤를 이용한다면 출발하기 전에 요금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델리 다음 목적지는 아그라다. 이곳에는 인도 여행의 상징과도 같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타지마할이 있다. 무굴 황제 샤 자한이 아내 뭄타즈 마할을 기리기 위해 세운 흰 대리석 묘당으로, 인도를 처음 찾는 여행자라면 놓치기 아쉬운 장소다.
골든 트라이앵글의 장점은 세 도시를 육로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델리와 아그라 사이에는 열차가 운행되고 있어 장거리 자동차 이동이 부담스러운 여행자도 일정을 짜기 쉽다. 다만 인도 열차는 노선과 등급이 다양하고 일정 변경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이동일에는 시간적 여유를 두는 것이 안전하다.
타지마할을 찾을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도 있다. 금요일에는 일반 관광객 관람이 제한되므로 여행 날짜를 잡을 때 휴관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인기 관광지인 만큼 비공식 가이드나 호객 행위에도 휩쓸리지 않도록 공식 매표·안내 정보를 이용하는 편이 좋다.
아그라를 지나 향할 곳은 라자스탄주의 자이푸르다. 구시가지의 독특한 색채 덕분에 ‘핑크 시티’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도시다. 델리와 아그라가 무굴 제국의 흔적을 강하게 보여준다면 자이푸르에서는 라자스탄 특유의 화려한 궁전과 시장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대표 명소는 1799년 건설된 하와 마할이다. ‘바람의 궁전’이라는 뜻으로, 수많은 작은 격자형 창문이 벌집처럼 이어진 5층 외관이 특징이다. 왕실 여성들이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거리의 생활과 행사를 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주변 바자르에서 직물이나 장신구, 수공예품을 구경하는 것도 자이푸르 여행의 재미다. 다만 시장에서는 가격표가 없는 상품도 많아 흥정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처음 제시된 가격에 바로 구매하기보다 적정 가격을 비교하고, 가격에 동의한 뒤 결제하는 것이 좋다.
인도 첫 여행에서는 준비물이 여행의 피로도를 좌우한다. 한국인은 인도 입국 전 비자 또는 입국 요건을 확인해야 한다. 인도 정부는 전자비자(e-Visa)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관광 목적 전자비자도 제공한다. 여권은 전자비자 신청 시점 기준 최소 6개월의 유효기간과 입국 심사를 위한 빈 페이지가 필요하다. 출발 직전에는 인도 정부 공식 비자 사이트에서 최신 조건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여행 준비물로는 여권과 비자 자료, 해외 결제가 가능한 카드와 일부 현금, 휴대전화 충전기와 보조배터리, 유심 또는 eSIM, 자외선 차단제, 손 소독제 등을 챙길 만하다. 평소 사용하는 소화제나 지사제 등 개인 상비약도 준비하면 좋다.
휴대용 화장지와 물티슈도 유용하다. 관광지 밖의 화장실은 한국과 시설이나 위생 상태가 다를 수 있고 화장지가 항상 준비돼 있다고 기대하기 어렵다.
인도에서 배탈을 피하려면 물과 음식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생수는 밀봉 상태를 확인한 제품을 이용하고 위생 상태가 불확실한 얼음이나 음식은 신중하게 선택한다. 길거리 음식도 현지 여행의 재미지만 첫 여행부터 무리하게 도전하기보다 조리 과정을 확인할 수 있고 회전율이 높은 곳을 고르는 편이 낫다.
복장도 장소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사원이나 모스크 등 종교시설을 방문할 때는 어깨와 무릎을 가리는 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장소에 따라 신발을 벗어야 하거나 사진 촬영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현장 안내를 확인해야 한다. 다른 사람을 가까이에서 촬영할 때도 먼저 동의를 구하는 것이 기본적인 여행 예절이다.
팁은 모든 상황에서 무조건 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호텔이나 가이드 등 서비스에 따라 기대되는 경우가 있다. 반면 관광지에서 먼저 다가와 친절을 베푼 뒤 돈을 요구하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 필요하지 않은 서비스라면 처음부터 분명하게 거절하는 편이 불필요한 실랑이를 줄인다.
인도 첫 여행에서 모든 것을 경험하려고 욕심낼 필요는 없다. 델리의 무굴 건축에서 시작해 아그라의 타지마할을 보고 자이푸르의 핑크빛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인도의 서로 다른 얼굴을 충분히 만날 수 있다. 여기에 비자와 교통, 위생, 흥정, 종교시설 에티켓 등 몇 가지 기본 원칙만 미리 익혀둔다면 ‘여행하기 어려운 나라’라는 막연한 부담도 한결 줄어든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