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에 방 하나, 섬 하나가 호텔”
몰디브에 부자들이 지갑 여는 이유
수상 빌라는 몰디브를 대표하는 풍경 그 자체다. 바다 위 데크 끝에 객실이 있고, 테라스 계단을 내려가면 곧바로 라군으로 이어진다. 아침에 눈을 뜨면 창밖에 바다가 펼쳐지고, 수영복만 챙기면 객실 앞에서 바로 물놀이를 시작할 수 있다. 프라이빗 풀이나 수상 해먹, 바다 전망 욕조가 있는 객실이라면 굳이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하루가 채워진다.
신혼여행이나 기념일 여행처럼 ‘사진에 남을 장면’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수상 빌라의 만족도가 높다. 해 질 무렵 데크에서 보는 노을, 밤에 객실 아래로 비치는 물빛,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잠드는 시간은 비치 빌라와 다른 매력이다. 특히 리조트에 오래 머물며 객실 자체를 즐기려는 커플에게 잘 맞는다.
다만 수상 빌라는 바다 한가운데 놓인 만큼 리조트 메인 시설과 거리가 있는 경우가 있다. 식당이나 수영장에 갈 때 버기를 부르거나 제법 걸어야 할 수도 있다. 물살이 세거나 산호가 많은 곳은 객실 앞 바다에 바로 들어가기 어려울 수 있으니, ‘하우스 리프’와 라군 상태를 미리 확인하는 편이 좋다.
비치 빌라는 객실 문을 열면 모래사장과 야자수가 먼저 반긴다. 수상 빌라보다 덜 특별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체류 만족도는 만만치 않다. 해변으로 나갈 때 계단을 오르내릴 필요가 없고, 젖은 몸으로 객실을 오가는 것도 편하다. 어린아이와 함께 가거나 부모님을 동반한 가족 여행이라면 비치 빌라가 더 안정적일 수 있다.
객실 앞에 작은 정원과 그네, 야외 샤워 공간이 마련된 곳도 많다. 오전에는 해변을 걷고, 낮에는 나무 그늘에서 쉬고, 저녁에는 맨발로 모래를 밟으며 산책하는 식이다. 바다 위에 떠 있는 느낌보다 ‘나만의 열대 정원’에 머무는 감성이 강하다.
스노클링이 목적이라면 객실 위치도 중요하다. 비치 빌라 앞은 모래 바닥이라 물놀이하기 편한 대신 산호초가 멀 수 있다. 반대로 수상 빌라 주변은 산호가 가까워 물고기를 보기 좋지만, 맨발로 들어가기에는 불편할 수 있다. 객실 종류보다 어느 쪽 해변과 라군에 배정되는지를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다.
■ 가격 차이는 어느 정도일까
대략적인 숙박료만 놓고 보면, 비치 빌라는 2인 1실 기준 1박 약 50만~150만원대부터 찾을 수 있다. 같은 리조트의 수상 빌라는 보통 1박 80만~25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전용 풀이 있는 수상 빌라나 유명 럭셔리 리조트라면 비수기에도 1박 2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성수기와 연말연시에는 격차가 더 벌어진다. 초호화 수상 풀 빌라는 1박 600만원 안팎까지 오르기도 한다. 여기에 공항에서 리조트까지 가는 쾌속정·수상비행기 비용, 식사 플랜, 세금과 봉사료, 해양 액티비티 비용이 더해질 수 있다. 객실 요금만 보고 예약했다가 최종 결제 금액에 놀라지 않으려면 이동비와 식사 포함 여부를 함께 비교해야 한다.
일정이 4박 이상이라면 비치 빌라와 수상 빌라를 나눠 예약하는 방법도 있다. 여행 초반에는 비치 빌라에서 해변과 리조트 시설을 편하게 즐기고, 마지막 1~2박은 수상 빌라에서 몰디브다운 분위기를 만끽하는 식이다. 객실을 옮겨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두 공간의 장점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예산이 한정돼 있다면 수상 빌라만 고집하기보다 비치 빌라 숙박일을 늘리고, 남는 비용으로 선셋 크루즈나 스파, 프라이빗 다이닝을 더하는 것도 방법이다. 바다 위에서 특별한 사진과 프라이버시를 원한다면 수상 빌라, 모래사장 가까이에서 편안하게 쉬고 싶다면 비치 빌라가 맞다. 몰디브에서는 객실이 곧 여행의 절반이다. 예약 전 사진 한 장보다 객실 위치와 바다 상태, 내가 보내고 싶은 하루를 먼저 떠올려보자.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