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트빛 바다와 다리로 이어지는 일본 섬 여행
미야코지마 가볼 만한 곳, 이라부대교·마에하마 해변·구리마섬 등
일본에 이런 바다가 있었나 싶다. 다리 양옆으로 민트빛 바다가 펼쳐지고, 건너편 섬에서는 하얀 모래사장이 기다린다. 쇼핑도 맛집도 아닌, 바다를 보러 떠나는 일본 여행이다. 최근 한국 여행자의 검색량도 크게 늘었다는 미야코지마. 이 섬에는 어떤 매력이 숨어 있을까. 오키나와현에 속한 미야코지마에서는 이동하는 시간도 구경거리가 된다. 대표적인 곳은 미야코섬과 이라부섬을 잇는 이라부대교다. 길이 3540m로, 공식 관광 안내에 따르면 무료로 건널 수 있는 일본 최장 교량이다.
다리 위로 들어서면 양옆으로 바다가 열린다. 가까운 곳은 초록빛이 섞인 푸른색이고, 멀어질수록 짙은 코발트색으로 달라진다. 선명한 바다색에 ‘미야코 블루’라는 별칭이 붙은 이유를 느끼기 좋은 구간이다.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는 것보다 건너는 길 자체가 기억에 남는 드라이브다. 사진을 찍고 싶어도 다리 위 차도에 임의로 정차하지 말고, 주변의 주차 가능한 장소와 전망 지점을 이용하자. 운전자는 길에 집중하고, 동승자는 차창 너머 풍경을 즐기는 편이 좋다.
미야코지마의 매력은 다리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으로 끝나지 않는다. 요나하 마에하마 해변으로 가면 하얀 모래와 푸른 물이 맞닿은 장면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일본정부관광국은 이곳을 약 7㎞에 걸쳐 이어지는 백사장으로 소개한다.
수영이나 스노클링을 하지 않아도 여행 코스로 넣기 좋다. 해변을 따라 걷다가 마음에 드는 풍경 앞에서 쉬고, 신발에 들어간 모래를 털며 다시 걸으면 된다. 관광지마다 입장하고 다음 장소로 서둘러 이동하는 일정과는 다른 여유다.
물놀이가 목적이라면 방문 시기의 해변 운영과 바다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사진에서는 잔잔해 보여도 현장의 바람과 파도는 다를 수 있다. 해변 산책과 수영 일정을 따로 생각하면 날씨에 따라 동선을 바꾸기도 쉽다.
요나하 마에하마 해변을 둘러본 뒤에는 구리마섬으로 이어갈 수 있다. 길이 1690m의 구리마대교를 건너면 바다를 바라보며 쉬어갈 작은 섬이 나타난다.
류구조 전망대에서는 바다와 맞은편 해변을 내려다볼 수 있다. 조금 전 백사장에서 보던 풍경을 높은 곳에서 다시 보는 재미가 있다. 같은 바다인데 바라보는 위치가 달라지면 색과 해안선의 인상도 달라진다.
이후에는 섬의 카페에서 음료나 디저트를 즐기며 쉬어가도 좋다. 해변 산책, 다리 드라이브, 전망대, 카페만으로 하루의 흐름이 만들어진다. 주변 섬 여러 곳이 다리로 연결돼 있어 배편을 이용하지 않고도 섬을 오가는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북쪽 이케마섬까지 둘러보고 싶다면 다른 날로 나누는 편이 여유롭다. 하루에 다리를 모두 건너는 것보다 마음에 드는 장소에서 충분히 머무는 일정이 이곳과 잘 어울린다.
미야코지마는 일본 안에서도 도시 여행과 준비 방식이 다르다. 일본정부관광국은 섬 관광에 자동차나 택시가 편리하며, 대중교통 운행이 잦지 않다고 안내한다. 렌터카 없이 여행한다면 숙소 주변에서 갈 수 있는 장소와 택시·투어 이용 가능 여부부터 확인하자.
항공권을 고를 때는 미야코공항과 시모지시마공항을 구분해야 한다. 공항이 달라지면 숙소까지의 이동 경로도 달라진다. 항공권 가격에 공항 이동과 섬 안에서의 교통비까지 더해 비교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사진 속 선명한 바다색은 햇빛과 구름, 바다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맑은 날에는 해변과 전망대를 우선하고, 날씨가 흐리면 카페나 다른 일정으로 바꿀 여유를 남겨두자.
미야코지마를 새로운 일본 여행지로 생각해볼 이유는 분명하다. 쇼핑 대신 바다를 보고, 다리 하나를 건너 또 다른 섬에서 쉬는 여행이 가능하다. 관광지를 몇 곳 다녀왔는지보다 어떤 색의 바다 앞에 오래 머물렀는지가 기억에 남는 곳이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