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마데이라 여행
몬테 바구니 썰매 가격부터 탑승 방법까지
눈 쌓인 산도, 얼어붙은 호수도 없다. 그런데 커다란 바구니에 앉은 사람들이 도로 위를 미끄러져 내려온다. 뒤에서는 흰옷에 밀짚모자를 쓴 남성 두 명이 썰매를 밀고 방향을 잡는다. 겨울 스포츠를 엉뚱한 계절에 즐기는 모습 같지만, 포르투갈 마데이라에서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풍경이다. 평범한 시티투어가 조금 심심하게 느껴진다면, 이 섬에서는 내려오는 길부터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된다. 마데이라의 중심 도시 푼샬에는 ‘몬테 썰매’라고 불리는 독특한 체험이 있다. 현지에서는 ‘카히뉴스 드 세스투’로 알려진 바구니 썰매다. 이름 그대로 바구니처럼 짠 좌석 아래에 나무 썰매 구조를 붙였다. 자동차처럼 엔진이 있는 것도, 자전거처럼 페달을 밟는 것도 아니다. 승객은 자리에 앉고, 이동은 내리막 경사와 안내원의 손에 맡긴다.
출발지는 푼샬의 언덕 위에 자리한 몬테다. 이곳에서 리브라멘투까지 약 2㎞를 내려오며, 체험 시간은 약 10분이다. 긴 투어는 아니지만, 낮은 좌석에서 도로를 따라 미끄러지는 경험은 일반 관광버스와 사뭇 다르다. 주변 풍경을 바라보다가도 길이 휘어지면 자연스럽게 앞쪽으로 시선이 돌아간다. 푼샬과 바다를 배경으로, 이동 자체를 즐기는 짧은 여행이다.
바구니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건 ‘카헤이루스’라고 불리는 안내원들이다. 흰옷과 밀짚모자를 갖춰 쓴 두 사람이 썰매를 움직이고 방향과 속도를 조절한다. 특히 두꺼운 고무 밑창이 달린 부츠를 제동에 활용하는 모습이 이 체험의 특징이다. 버튼을 누르거나 레버를 당기는 대신, 사람의 움직임으로 썰매를 다룬다.
처음 보면 관광객을 위해 만든 놀이기구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시작은 생활 속 이동 수단이었다. 19세기 몬테 주민들이 푼샬로 더 빠르게 내려가기 위해 사용하던 바구니 썰매가 지금은 여행객이 찾는 체험으로 이어졌다. 한때 누군가에게는 익숙한 일상이었던 이동 방식이, 오늘날에는 일부러 찾아가 즐기는 여행이 된 셈이다.
여행 일정에 넣을 때는 출발지와 도착지를 따로 생각하는 편이 좋다. 언덕에서 내려온다는 설명만 보고 푼샬 시내 중심까지 데려다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현재 썰매 코스는 리브라멘투에서 끝난다. 체험이 끝난 뒤 숙소나 다음 관광지로 어떻게 이동할지 미리 확인하면 동선이 한결 편해진다.
약 10분이라는 탑승 시간은 짧게 느껴질 수 있다. 다만 이 여행의 매력은 오래 달리는 데 있지 않다. 바구니 좌석에 앉아 출발을 기다리는 순간부터, 안내원이 썰매를 밀고 도로 위로 나서는 장면까지 모두 낯설다. 명소를 하나 더 방문하는 것보다 ‘그곳에서만 해볼 만한 일’을 찾는 여행자에게 잘 어울리는 이유다.
2026년 10월 운영사 안내 기준 요금은 1인 탑승 30유로, 2인 탑승 40유로, 3인 탑승 60유로다. 두 명이 함께 타면 1인당 20유로가 되는 셈이다. 온라인 예약은 받지 않으며, 표는 현장에서 당일 이용분만 구매할 수 있다.
운영 시간은 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9시~오후 6시로 안내돼 있다. 다만 대기 인원이나 악천후에 따라 일찍 마감할 수 있어, 종료 시간에 맞춰 빠듯하게 방문하는 일정은 피하는 편이 좋다. 비가 오거나 바닥이 젖었을 때는 3인 탑승을 진행하지 않는다는 안내도 확인해야 한다.
포르투갈 여행에서 늘 리스본과 포르투만 떠올렸다면, 마데이라는 다른 장면을 남길 수 있는 선택지다. 눈 한 톨 없는 언덕에서 바구니 썰매를 타는 약 10분. 여행이 끝난 뒤 사진을 보여주며 가장 먼저 설명하게 되는 순간은, 의외로 이 짧은 내리막길일지도 모른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