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교토 여행 추천
교토 3대 축제 지다이마쓰리
행렬 시간과 관람 장소
일본 교토의 거리를 걷다가 갑자기 사무라이와 귀족 행렬을 만난다면 어떨까. 오래된 기모노를 입은 사람들이 줄지어 지나가고, 화려하게 장식한 수레와 말이 그 뒤를 따른다. 영화 촬영장에 들어온 듯하지만 배우들이 연기하는 장면은 아니다. 매년 가을 교토에서는 도시 전체가 거대한 역사 무대로 변하는 특별한 하루가 찾아온다. 천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전통 축제 ‘지다이마쓰리(時代祭)’다. 2026년 지다이마쓰리는 10월 22일 목요일 열린다. 교토의 대표적인 전통 행사인 교토 3대 축제 중 하나로, 매년 이맘때면 교토 중심가가 역사 속 인물들로 가득 채워진다.
축제의 가장 큰 볼거리는 약 2000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시대 행렬이다. 전체 길이만 약 2km에 달하며 행렬이 지나가는 데 약 2시간이 걸린다.
흥미로운 점은 시대의 순서다. 일본의 근대화가 시작된 메이지유신 시대를 출발점으로 에도, 아즈치모모야마, 무로마치, 가마쿠라 시대를 거쳐 헤이안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앞으로 걸어가는 행렬을 바라보는데 시간은 오히려 과거로 되돌아가는 셈이다.
교토의 오래된 거리와 전통 복식이 한 장면에 담기기 때문에 일본의 역사에 관심이 없더라도 충분히 흥미롭게 즐길 수 있다.
지다이마쓰리는 단순히 전통 의상을 입고 걷는 축제가 아니다.
각 시대를 대표하는 역사적 인물과 생활문화를 복식, 도구, 장식으로 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무장을 갖춘 사무라이 행렬이 지나간 뒤에는 화려한 의상의 귀족과 여성 인물들이 등장한다. 커다란 가마와 수레, 말과 소까지 동원돼 거리 전체가 역사 그림처럼 바뀐다.
축제에 사용되는 의상과 장신구 역시 중요한 볼거리다. 비슷해 보이는 기모노도 시대에 따라 형태와 색감, 장식이 다르다.
현대적인 건물과 자동차가 있는 교토 도심에서 이러한 행렬을 만난다는 점도 특별하다. 평소 관광객으로 붐비는 거리에서 과거 일본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드문 기회다.
행렬은 정오 무렵 교토교엔에서 출발해 오이케도리를 지나 헤이안신궁으로 향한다.
길가에서 행렬을 관람할 수 있지만,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만큼 일찍 자리를 잡는 편이 좋다.
편안하게 앉아서 관람하고 싶다면 별도로 판매하는 유료 관람석을 이용할 수도 있다. 교토시 관광협회는 교토교엔과 오이케도리, 진구미치 등에 지정석을 마련했다.
축제는 비가 내리거나 날씨가 나쁠 경우 10월 23일로 연기될 수 있다. 23일에도 날씨가 좋지 않으면 행렬이 취소될 수 있으므로 당일 공식 안내를 확인해야 한다.
가을 교토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명한 사찰을 몇 곳 방문했느냐가 아닐지도 모른다.
단 하루, 평범한 거리를 천년의 역사로 바꾸는 축제를 만난다면 여행의 기억은 훨씬 특별해질 수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